헤비다운 완판됐다지만…판매량은 경량패딩의 '완승'
영하의 강추위와 영상 기온을 오가는 날씨가 이어지며 얇은 경량패딩이 잘 팔리고 있다. 날씨가 변덕스러워 외투 안에 껴입기 좋은 경량패딩을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아웃도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헤비다운이 완판(완전판매)됐다고 하지만 물량을 적게 생산해 생긴 현상”이라며 “판매량으로 따지면 경량패딩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제품을 출시하면서 헤비다운 비중을 줄이고 경량패딩 물량을 크게 늘렸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이 인기 있고,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워 헤비다운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판단해서다. 아이더는 2015년보다 경량패딩 재킷 물량을 세 배 많이 생산했다. 패딩 조끼 제품은 전체 물량의 60% 이상이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밀레도 경량패딩 물량을 50% 이상 늘렸다. 코오롱스포츠는 점퍼만 생산했던 경량패딩 ‘키퍼’ 시리즈(사진)를 중간 기장 점퍼, 긴 기장 점퍼, 패딩 재킷, 조끼까지 다섯 가지 스타일로 출시했다.

이번 겨울에 품이 넉넉한 외투인 ‘오버사이즈 룩’이 유행하는 것도 얇은 경량패딩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우진호 아이더 상품기획팀장은 “경량패딩은 오버사이즈 외투 안에 겹쳐 입을 수 있어 특히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 등은 아예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용도로 경량패딩을 출시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 ‘VX 에어 재킷’이 대표적이다.

제조·직매형(SPA) 브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외투도 경량패딩이다. 유니클로는 경량패딩 ‘울트라 라이트 다운’을 코트 안에 입거나 재킷 위에 겹쳐 입도록 제안했다. 이 제품은 유니클로 주요 매장에서 여러 번 품절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랜드 리테일이 출시한 ‘E구스다운’ 경량패딩은 출시 50일 만에 23만장이 팔렸다. 이랜드 리테일은 이 제품 하나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일반 패딩 점퍼 매출의 세 배가 넘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