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복 알에프 대표(왼쪽)와 권영진 대구시장(가운데), 히데유키 오도네라 SODC 본부장이 일본 수출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알에프 제공
이순복 알에프 대표(왼쪽)와 권영진 대구시장(가운데), 히데유키 오도네라 SODC 본부장이 일본 수출계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알에프 제공
창업한 지 3년이 채 안 된 유리창 청소 로봇기업인 알에프(대표 이순복)가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CES혁신상’ 두 개를 받고 일본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CES혁신상은 3800여개 참가 기업 제품 중 28개 부문 446개 제품에만 주는 상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알에프는 CES에서 일본 SODC사와 429만달러어치의 유리창 청소로봇 수출계약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이순복 대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기업에 수출하기로 한 것은 국제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가져다준 결실”이라고 소개했다.

알에프는 26년간 무역업을 한 이 대표가 폐업한 회사 연구진과 함께 2014년 7월 창업한 회사다. 폐업 이후에도 1년여간 월급을 못 받으면서 유리창 청소로봇 개발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던 연구원 세 명의 기술을 사장하지 않기 위해 투자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 각국의 모든 건물 유리창을 우리 제품으로 닦겠다는 신념으로 연구하고 특허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억원을 투자해 ‘윈도우메이트’라는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유리창 양면에 부착한 뒤 버튼만 누르면 로봇이 창틀 높이와 폭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청소하는 청소로봇이다. 초음파·각도·접촉·마그네틱센서 등 네 가지 센서가 위치와 자세를 제어한다. 개발책임자인 이정은 부장은 “핵심은 로봇에 영구자석을 적용하면서도 자력에 의한 전기적 오류를 극복하는 기술과 30㎝ 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벤처기업 지정도 받았다. 이 대표는 “26년간 무역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윈도우메이트는 지난해 세계 3대 가전전시회 중 하나인 ‘독일 IFA’에서 톱5 제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올해 일본 진출을 계기로 대형 건물을 청소하는 청소로봇 시장까지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