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 12조원이 넘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우려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자금이 빠져나갔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조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7조63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다.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외국인의 주식 보유액은 481조6000억원(지난해 말 시가총액 기준)으로, 480조원 문턱을 처음 넘어섰다.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 말 28.6%에서 31.2%로 2.6%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유럽 투자자들이 8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가장 많았고, 미국(7조7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아시아(-1조8000억원)와 중동(-2조8000억원) 투자자들은 자금을 뺐다.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우려해 단기채 중심의 순매도세가 이어진 데다 만기 상환까지 몰리면서 12조3000억원이 순유출됐다. 채권시장에서 순유출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미주(-7조6000억원) 유럽(-2조4000억원) 아시아(-1조6000억원) 중동(-1조6000억원) 등 모든 지역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외국인의 작년 말 국내 상장채권 보유액은 89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지만 장기물 등 만기가 길게 남은 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