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25%가량을 인수한다.

현대상선은 최근 세계 2위 해운선사인 MSC와 이 같은 내용의 비밀협약을 맺은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MSC는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인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분의 절반 정도인 25~30%를 현대상선 몫으로 주고 함께 터미널 운영을 하겠다는 게 MSC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동량을 확보하려면 단독 운영보다는 다른 선사와의 협업이 효과적이어서다.

현대상선에도 이번 지분 인수는 하역비 절감, 안정적인 수익 확보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롱비치터미널은 매년 미국 서부항만 내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주요 경영결정 사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최소 지분은 20%여서 현대상선도 경영 일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사회 멤버 세 명 중 한 명으로도 활동한다.

현대상선은 이르면 19일 이사회를 열고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한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알짜 자산이 해외 선사에 넘어간 것은 안타깝지만 이미 (MSC 측에) 자산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롱비치터미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진해운이 지분 54%로 최대주주, MSC가 지분 46%로 2대 주주였다. MSC가 현대상선에 지분 25%를 넘겨도 MSC 지분은 75%로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