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퍼팅 고수'로 거듭나나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사진(북아일랜드)를 괴롭히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예민한 성격인 그는 투어 기간에 불면증에 시달린다. 또 하나는 퍼팅이다. 그는 골퍼들 중 가장 완벽한 스윙 자세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에 비해 퍼팅은 약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해 매킬로이가 달라졌다. 여전히 밤잠은 설치지만 퍼팅은 좋아졌다. 지난해 새로운 퍼팅 코치를 영입해 ‘특훈’을 하고 퍼터도 두 번이나 바꾼 결과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유러피언프로골프(EPGA)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매킬로이의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2개였다. 그는 2010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퍼팅 수가 1.72~1.77개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가우텡 글렌도워GC(파72·7594야드)에서 개막한 EPGA투어 BMW SA오픈(총상금 1500만랜드·약 13억원)에 참가한 매킬로이의 1~3라운드 평균 퍼팅 수는 1.56개였다. 결정적인 순간에 홀에 집어넣는 ‘클러치 퍼팅’이 더 강력해졌다. 올해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한 매킬로이는 15일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공동선두를 기록, 세 차례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다.

이신 프로(JTBC 해설위원)는 “매킬로이 퍼팅의 문제점은 폴로 스루 없이 끊어친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새로운 코치를 영입해 훈련한 결과 자연스러운 스트로크가 이뤄지며 퍼팅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장타력과 정확성을 겸비한 매킬로이가 정교한 퍼팅 실력까지 갖춰 조만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고 덧붙였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퍼터를 두 번 바꿨다. 나이키 퍼터를 쓰던 그는 이 회사가 골프용품 사업을 접은 뒤 스카티 캐머런 퍼터를 잡았다. 이후 다시 오디세이 퍼터로 갈아탔다. 퍼팅 코치와의 특별 훈련도 효과를 봤다. 그는 ‘우승 제조기’로 불리는 퍼팅 코치 필 케니언(영국)에게 작년 8월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케니언은 헨릭 스텐손(스웨덴)의 디오픈 우승과 저스틴 로즈(영국)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제패 때 그들의 퍼팅 코치였다. 매킬로이도 그에게 레슨을 받은 후 작년 9월 페덱스컵 2차전인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매킬로이는 퍼터 외에 다른 클럽과 공을 대거 교체, 신무기를 들고 이번 대회에 나섰다. 그는 캘러웨이 그레이트빅버사 에픽 드라이버와 우드, 에이펙스(APEX) MB아이언, 타이틀리스트 보키 웨지, 오디세이 퍼터, 타이틀리스트 프로V1x 골프공을 들고 나왔다. 신무기 교체 후 첫 번째 테스트는 성공적이다. 드라이브 샷의 비거리나 정확도도 개선됐다. 이번 대회에서 사흘 동안 평균 311.1야드의 장타에 페어웨이 안착률 69.8%를 기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