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산다는 건] 외교부는 '여풍 진원지'…서기관 이하 10명 중 7명이 여성
외교부는 공직사회 여풍(女風)을 이끄는 곳이다. 지난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에서 여성 합격자는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남성이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채용에서 보호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0년 전인 2006년(외시 40회)만 해도 외무고시 여성 합격자는 36.0%였다.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제도로 바뀐 2013년 이후 58~64%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최고에 달했다. 2015년 기준 외교부 서기관급 이하 여성 공무원 비율은 67%다.

여성 외교관으로서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결혼과 육아가 대표적이다. 해외 근무가 잦은 탓에 결혼은커녕 연애도 힘든 게 현실이다. 결혼 후 해외로 발령나면 직장에 다니는 남편과 아이를 두고 홀로 임지로 떠난다. 그것마저 어려우면 친정어머니가 임지에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성 외교관이 험지로 발령받으면 육아 등을 핑계로 휴직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여성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내 여성 고위 공무원도 증가 추세다. 백지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은 외교부 첫 1급 여성 간부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김효은 주세네갈대사는 현 정부 대사로는 ‘홍일점’이다. 본부 국장급에서는 여성 간부가 없으며 심의관 중에선 김은영 남아시아태평양국심의관이 유일하다. 본부 과장도 10명 남짓이다.

외교부 내 여성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이 2000년대 초인 만큼 앞으로 고위 간부 비중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외교부 안팎의 전망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