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단지에서 공연 중인 타악퍼포먼스. 산단공은 산업단지를 일터 배움터 즐김터로 꾸며 젊은이들이 오는 곳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단공 제공
서울디지털단지에서 공연 중인 타악퍼포먼스. 산단공은 산업단지를 일터 배움터 즐김터로 꾸며 젊은이들이 오는 곳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단공 제공
산업단지에 봄이 오면 밴드 연주, 아카펠라 공연 등 각종 공연으로 열기가 달아오른다. 산업단지는 일만 하는 곳이 아니다. 일터이면서 배움터이고 즐김터이기도 하다. 굳이 서울 홍대 앞이나 대학로로 가지 않더라도 각종 공연을 볼 수 있다. 서울디지털단지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선 봄과 가을엔 통기타와 오카리나 합주, 밴드 공연이 줄을 잇는다. 이는 산업단지에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기능을 한다. 산업단지가 일터에서 한 걸음 나아가 배움터 즐김터 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젊은이들은 몰려든다. 이게 바로 ‘혁신산업단지’의 한 모습이다. 회색빛 공장지대가 아니라 문화까지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산단공이 입주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은 이 같은 혁신산단 구축을 비롯해 기업성장지원센터를 통한 경영 및 기술지원, 혁신클러스터를 통한 융합형 기술 개발 지원 등이 있다.

서울디지털단지에 들어서는 ‘G-스퀘어’ 조감도.
서울디지털단지에 들어서는 ‘G-스퀘어’ 조감도.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나 경기 판교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하지만 산단으로 오려는 젊은이들은 극히 적다. 입주기업의 고민 중 하나는 젊은 인재들의 유입이 적다는 점이다. 이는 시설 노후화, 편의시설 부족 등이 주요인이다. 산단공은 이들이 산업단지로 올 수 있도록 산단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깨끗한 일터는 물론 배움터 즐김터로 만드는 작업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좋은 기술에서 나오고 이는 좋은 인재가 있어야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작년까지 노후단지 대상 혁신산단 17개를 선정했다. 관련 법령도 마련돼 구조고도화사업 및 재생사업으로 이원화된 노후산단 리모델링 사업을 ‘경쟁력 강화사업’으로 통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산단공은 이를 바탕으로 근로환경 개선을 구체화해 청년의 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노후 산업단지 내 산업·복지·편의시설 등이 통합 입주하는 ‘융복합집적지’를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민간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산학융합지구 조성, 혁신지원기관 집적화 등으로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근로자의 근로여건과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복지시설 편의시설 문화·체육시설 등을 만들어 좀 더 쾌적한 산업단지로 변신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다. 민간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Cover Story] "청년 인재 모여라" 산업단지의 '젊은 변신'…홍대앞 뺨치는 문화공간으로
서울디지털단지에 들어서는 복합업무단지 ‘G-스퀘어(G-Square)’가 하나의 사례다. 연면적 기준으로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큰 게임산업 오피스빌딩이 들어선다. 산단공과 서울시, 넷마블게임즈 등은 이런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지난해 체결했다. 서울 구로동 222의 16에 들어서는 G-스퀘어는 지하 7층~지상 39층, 연면적 18만㎡ 규모의 오피스빌딩이다. 산단공과 넷마블게임즈가 출자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사업비 3974억원을 조달한다. 올해 착공해 2019년 입주할 예정이다. 서울디지털단지 내 폐정수장 부지에 넷마블게임즈의 본사 및 계열사, 협력사 직원들이 통합 입주하는 대형 오피스빌딩을 지어 게임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이 회사의 제안을 산단공이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G-스퀘어에는 업무 공간뿐 아니라 연구개발(R&D)센터, 컨벤션센터, 신생 벤처기업 육성시설 등 이 지역 기업을 위한 각종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인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공익시설도 배치한다. 빌딩 안에는 어린이집과 건강검진센터, 스포츠센터, 박물관 등도 설치된다. 부지 면적의 71%를 공원으로 꾸며 산업단지 내 녹지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이 빌딩이 완공되면 서울디지털단지는 또 한 번 변신하게 될 전망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