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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이런 경제관으론 젖과 꿀 아닌 가난과 실업만 흐를 것"

입력 2017-01-11 17:41:24 | 수정 2017-01-12 02:31:06 | 지면정보 2017-01-12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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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도 소득도 기업이 만드는데
희망없는 비전…무엇으로 삶을 꾸릴 것인가

국가의 부(富)는 투표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성장과 번영, 경제적 자유, 글로벌 비전 담은 경제정책 제시돼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위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엊그제 ‘경제공약 1호’를 발표했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귀국을 앞두고 ‘반디노믹스’를 띄우고 있다. 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여러 기회를 통해 그 나름의 대선 정책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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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대선주자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이 나라의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장과 번영을 얘기하는 사람도 없다. 소위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증오와 보복의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을 뿐이다. 퍼주기를 넘어 온 국민에게 뇌물을 뿌리겠다는 주장을 복지로 포장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내놓는 ‘기업 때리기’는 한국을 세계에서 기업하기가 가장 어려운 나라로 추락시킬 지경이다.

문 전 대표의 ‘재벌개혁안’은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할 정도다. 재벌만 때려잡으면 당장 경제가 살아나고 불평등이 해소된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규제법안 일색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 전면조사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에서부터 총수 일가 불법행위와 경제범죄에 대해선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상향하는 소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집중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노동이사제 등 대기업을 옥죄는 정책은 모두 쓸어담았다.

그러면서도 문 전 대표를 포함해 그 어떤 대선주자도 개방경제 체제와 내·외자 투자정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역대 정권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외국자본을 유치하고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이겠다는 건 상식에 속하는 경제공약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일본의 손정의와 중국의 마윈을 직접 만나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 대선주자들의 경제정책은 ‘쇄국정책’에 가깝다. 한국 대기업들도 해외로 탈출하게 될 날이 머잖은 것 같다.

당연히 성장과 번영을 얘기하는 후보도 찾기 어렵다. 반 전 사무총장 캠프에서조차 ‘따뜻한 시장경제’가 화두라고 한다. ‘민간영역에서 자발적인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는 것’이 골자(곽승준 고려대 교수)라는 정체불명의 새로운 이론을 펴고 있다. 문명의 진화를 말하면서 공산주의식 설계를 혼동하는 논리적 모순도 거리낌이 없다.

창업을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하는 비전도 없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연상시키기 때문인지 몰라도 벤처창업 활성화와 지식재산권 보호 등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실종됐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사실상 ‘뇌물’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기본소득제에 대해서는 경쟁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엊그제 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2800만명에게 1년에 기본소득 100만원을 주면 매년 28조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예산의 7~8%만 절감하면 된다는 천연덕스러운 설명을 덧붙였다. 돈을 찍어 나눠주자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복지예산은 총예산의 30%를 넘었고 기존 복지만으로도 국민부담률이 50%에 육박한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대선 전초전에서 내놓는 공약이 벌써 이 정도다. 희망이 없다. 시간이 가면 증오와 보복의 정책들이 민심을 등에 업고 더 쏟아질 것이다. 대선 공약이 아니라도 이미 경제자유의 싹을 자르겠다며 추진되는 정책은 차고 넘친다.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도 착취와 죄악으로 보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물론 경영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오히려 한국 대표기업을 헤지펀드 먹잇감으로 내던지자는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이 모두 그렇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미 재벌개혁을 1월 임시국회 주요 과제로 내세우며 상법 개정안 통과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업들은 이제 정치가 하는 일이라면 어떤 핑계라도 대서 피해다닐 것이다. 그 결과는 경제활력의 실종이요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의 추락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다. 기존 법규에 없다고 그 어떤 신산업도 규제한다는 나라에서 창업하느니 실리콘밸리로 건너가겠다는 젊은이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젖과 꿀이 아니라 가난과 실업이 운명처럼 흐를 수밖에 없다. 수출도 막고 해외자본도 막으면 결국 고립되고 은둔하는 나라로 전락하는 길밖에 없다. 사회적 기업이 넘쳐 정부 보조금으로 먹고사는 ‘좀비기업’들만 늘 것이고, 오히려 이들이 정부의 ‘눈먼 돈’ 즉 국민세금을 떳떳하게 갈라먹는 사회가 될 것이다. 누구도 일하지 않고 놀고먹으며 다른 계급을 수탈하는 조선후기적 사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국가의 부는 투표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궤도를 이탈한 대한민국호를 제대로 이끌겠다면 성장과 번영, 경제적 자유 그리고 글로벌 비전을 담은 경제정책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국민을 부패시키지 마라.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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