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아베, 치열한 '동남아 외교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 오른쪽)가 이달 12~17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3개국과 호주를 순방한다.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은 12일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을 중국으로 초청해 회담한다. 동남아 국가를 상대로 한 중·일 간 외교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12~13일 필리핀을 시작으로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개국을 방문해 각국 정상과 회담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법과 경제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두테르테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를 방문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집도 찾을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개정 등 양국 간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국가 지도부를 만나 안보·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아베 총리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는 동남아국가에 적극적인 방위 지원과 함께 최대 원조국으로서 지속적인 경제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순방은 오는 27일을 전후해 열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동남아 각국과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시 주석은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해 2002년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수칙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등 자국 주도의 세계 경제질서 재편에 베트남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작년 10월 베이징에서 두테르테 대통령,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등과 회담하고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