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조 글로벌 ODA 시장, 한국도 승산 있다"
“세계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140조원대로 원조조달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KOICA는 2500억원 규모의 원조조달 물자를 발주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을 노리는 중소기업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사진)은 10일 “국제사회는 이미 원조를 제공하는 쪽이나 받는 쪽의 입장에 얽매이지 않아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 특히 국제기구의 사업을 수주할 기회가 늘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5월 비외교관 출신으로 처음 KOICA 수장이 된 김 이사장은 “이제야 KOICA라는 큰 배의 방향성을 잡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KOICA는 빈곤국에 대한 단순 지원에서 벗어나 국가 기반시설, 국가 운영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라크 교통관리시스템 현대화, 몽골·탄자니아 관세행정 현대화, 키르기스스탄 선거역량강화 사업 등이 KOICA의 작품이다. 이들 사업 모두 국내 기업이 참여했으며 현지의 긍정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추가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는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글로벌 원조사업 참여 전략 설명회’에서 원조조달 시장의 현장 정보를 기업들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OICA가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번 설명회에서는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는 KOICA 해외사무소장이 모두 모여 해외 원조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을 상대로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해준다. KOICA 발주 사업 외에 다른 국가 및 국제기구가 발주하는 사업 정보까지 망라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최대한 돕겠다는 취지다. 1 대 1 상담부스도 마련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기술력 있는 청년기업가를 세계 시장으로 내보내는 창의적 가치창출 프로그램(CTS)도 KOICA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전통적 ODA가 개도국의 필요에 의해 이뤄지는 데 비해 CTS는 기업이 먼저 개도국에 필요한 사업모델을 제안한다. 휴대용 초음파기기, 차세대 말라리아 진단키트, 초소형 검안기, 휴대용 에이즈 검사기기 등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에 진출했다.

김 이사장은 “이전까지는 ODA의 중심이 하드웨어였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며 “한국은 많은 인재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저소득 국가의 개발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