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와 포털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내비게이션들. (왼쪽부터)SK텔레콤의 'T맵', 카카오의 '카카오내비', KT의 '올레아이나비'.
이동통신사와 포털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내비게이션들. (왼쪽부터)SK텔레콤의 'T맵', 카카오의 '카카오내비', KT의 '올레아이나비'.
[ 박희진 기자 ]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SK텔레콤 'T맵'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9일 무료 개방 6개월째를 맞는 T맵은 후발 주자들간 경쟁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T맵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월간 실이용자 수(UV) 821만4795명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다. UV는 조사 기간 해당 서비스를 한 번 이상 쓴 이용자 수를 의미한다. 여러 번 서비스를 이용했더라도 한 명으로 계산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부터 자사 고객뿐 아니라 KTLG유플러스 등 다른 이동통신사 가입자에게도 T맵을 무료로 개방했다. 경쟁 이통사 고객들을 빠르게 끌어들인 T맵은 지난해 10월 UV가 975만8604명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 6개월 T맵이 세력을 넓힐 동안 경쟁 서비스들은 사실상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카카오내비는 지난해 9월 이후 월간 UV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모티콘 증정 이벤트 등으로 한 때 400만명까지 치솟았던 카카오내비 이용자는 현재 22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카카오내비와 근소한 차이로 3위에 머무른 KT의 올레아이나비는 이용자 200만명을 지키는 데 안간힘이다.

지난해 12월 UV는 카카오내비가 227만5448명, 올레 아이나비가 203만9628명이었다.

네이버지도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내비게이션'.
네이버지도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내비게이션'.
201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내비게이션도 T맵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기존 네이버지도 앱에 네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 확보에 유리하지만, 선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네이버는 지도 앱내 내비게이션 기능을 쓴 이용자 수를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업계는 지난해 7월말 기준 네이버 내비게이션 UV를 약 193만명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 연말 네이버페이 포인트 이벤트 등을 진행한 만큼 이용자 증가세가 이전보다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당분간 T맵의 독주 체제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의 특성상 기능이나 서비스 차별화가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쓰던 T맵을 계속 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인 내비게이션은 이용자가 많이 쓸수록 실시간 길안내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T맵이 경쟁 우위를 차지했다는 평가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은 이용자가 많을 수록 빅데이터가 쌓여 길안내 성능이 좋아진다"며 "압도적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T맵을 당분간 경쟁 서비스들이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