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최장수 용광로 '역사 속으로'
포스코가 1973년 6월부터 45년 가까이 가동한 국내 최장수 용광로인 포항 1고로(사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9일 포스코에 따르면 이 회사 실무진은 포항 1고로를 가동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경영진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가동 중단 시점은 이르면 오는 3분기가 될 전망이다.

고로는 1000도가 넘는 고온을 견디기 때문에 수명은 15년 안팎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1979년과 1993년 두 차례에 걸쳐 보수작업을 통해 수명을 연장해왔다. 현재 연간 130만t가량의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수명 연장이나 효율성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포항 1고로의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자사의 쇳물 생산량은 기존과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고로를 대형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광양제철소 5고로의 용량을 300만t에서 500만t으로 늘린 데 이어 다음달엔 포항 3고로의 대형화 작업에 들어간다. 포스코는 3고로의 대형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1고로 종풍식(쇳물 생산 중단)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종풍 작업은 이틀 정도 소요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가 자발적 감산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