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타요 유튜브서 '잘나가네'
‘뽀로로’(사진)와 ‘타요’ 등을 만든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이코닉스가 지난해 유튜브에서만 광고수익 5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뽀로로와 타요 영상 콘텐츠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아이코닉스가 자체 개발한 ‘뽀로로TV’ 앱(응용프로그램) 매출도 10%에 육박해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매출이 전체 영상콘텐츠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 이용자들의 사용 시간도 휴대폰 43%, 태블릿 24% 등으로 모바일 기기가 전체의 67%를 차지해 컴퓨터(15%), TV(16%) 등 전통 미디어를 압도했다.

유튜브 등 모바일기기 이용자가 전통 미디어(TV)를 앞지르자 모바일 소비자에 맞는 전용 콘텐츠 제작을 늘린 결과다. 아이코닉스는 유튜브와 모바일 플랫폼 소비자의 취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뽀로로·타요 유튜브서 '잘나가네'
전통 미디어에서는 첫 회 시청률이 가장 높고, 서서히 낮아지는 곡선을 그렸지만 유튜브에서는 내용에 따라 시청률 편차가 컸다. 전통 미디어에서는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를 요구했지만 유튜브에서는 매 순간이 절정인 자극적인 영상이 필요했다. 2~3분가량을 봐주는 TV와 달리 모바일 시청자는 10초 안에 70%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소재가 먹히는 TV와 달리 유튜브에서는 공포 등 색다른 주제가 인기를 얻었다.

아이코닉스는 유튜브 이용자 반응을 즉각 반영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대신 ‘뽀로로’와 ‘타요’의 캐릭터 옷을 입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대폭 늘렸다. 11분짜리 26편 시리즈의 경우 애니메이션은 50억원을 들여 1년간 제작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실사 영상 제작에 드는 비용과 기간은 10분의 1이면 충분했다.

그 결과 유튜브는 단일 매체로는 아이코닉스 영상 콘텐츠의 최대 수익원이 됐다. 2013년 16%였던 유튜브를 통한 매출 비중은 지난해 40%로 급증했다. ‘뽀로로’와 ‘타요’의 연간 총 조회수는 20억건을 넘어섰다. 아이코닉스는 유튜브에서 ‘타요’와 ‘뽀로로’를 10개 언어, 22개 채널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조회수는 1억7000만뷰에 달해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1700만뷰)보다 10배가량 많았다. 해외 시청자 비중이 52%로 국내를 앞질렀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세계 동요 콘텐츠도 180개(영어 100개, 한국어 30개, 스페인어 50개)를 제작해 누적 조회수 2억4000만뷰를 넘어섰다.

유튜브 등의 영상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뽀로로’와 ‘타요’의 주 수익원인 캐릭터 및 테마파크 사업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5년 550억원이던 아이코닉스 총매출은 지난해 25% 늘어난 690억원에 달했다.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는 9일 “올해에는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해 커머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자체 개발 제품인 ‘뽀로로 플레이박스’ 영상을 유튜브에 소개한 뒤 온라인몰로 연결해 제품 판매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