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맥주와 소줏값이 또 오른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빈 병 보조금 인상을 반영해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빠르면 다음 주부터 참이슬·처음처럼(360mL)을 한 병에 기존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한다. 카스 맥주(500mL)는 1850원에서 1900원으로, 하이트맥주는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린다.

대형마트도 작년 생산분이 모두 소진되면 빈 병 보증금 인상분을 반영한다. 이마트는 기존 1330원이던 맥주(500mL) 한 병을 1410원에 팔기로 했다. 1130원이던 소주는 1190원으로 오른다. 롯데마트도 하이트·카스후레시(640mL) 등 맥주는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인상된다.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소주는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오른다.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환경부가 정한 소주와 맥주의 빈 병 보증금이 각각 60원과 80원씩 인상됐기 때문이다. 소주는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는 50원에서 130원으로 빈 병 보증금이 지난 1일부터 올랐다. 환경부는 빈 병 회수율을 높인다는 취지로 재작년부터 보증금 인상안을 추진했다.

주류도매상들은 제조사로부터 술을 사들일 때 출고가는 제조사에, 빈 병 보증금은 환경부가 관리·감독하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낸다. 예를 들어 도매상이 하이트맥주 1병(500mL)을 사면 출고가 1146.66원은 하이트진로에, 빈 병 보증금 130원은 환경부에 내는 것이다. 도매상들이 이를 유통업체에 넘기면 유통업체는 여기에 마진을 붙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소비자가 빈 병을 유통업체에 다시 반납하면 소비자에게 빈 병 보증금을 돌려주고 유통업체도 역순으로 도매상에 다시 반납하면서 보조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번거롭다는 이유로 실제 환불 받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다. 또 일부 편의점에선 보증금 인상 폭 이상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번 인상은 제조사와는 무관하지만 작년 맥주와 소줏값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클 전망이다. 여기에 음식점들도 추가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환경부는 “보증금은 비과세 대상으로 반납하기만 하면 전액 환불 받는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이 빈 병 보증금 인상폭보다 더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