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28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오는 11월28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세계적인 소설, 영화, 전설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2017년 무대를 장식할 신작 뮤지컬 대부분이 익숙한 고전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나폴레옹’ ‘시라노’ ‘엑스칼리버’ 등 해외에서 검증된 라이선스 뮤지컬이 잇따라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 ‘벤허’, 2010년 국내 초연 후 7년 만에 재공연되는 ‘빌리 엘리어트’도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설·희곡을 뮤지컬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오는 4월15일부터 7월2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1992년 세계에서 1200만부가 팔려나간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시골의 평범한 30대 주부가 마을을 찾은 사진작가와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그렸다. 토니상 수상 작곡가인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작사·작곡을 맡아 201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같은 해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에서 최우수 작곡상과 편곡상을 받았다. 프레인글로벌과 쇼노트가 합작회사를 차리고 선보이는 대형 뮤지컬이다.

7월7일부터 10월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시라노’는 뮤지컬 스타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이다. 프랑스 극작가 겸 시인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1897)를 바탕으로 한다. 기형적인 긴 코를 지닌 시라노의 헌신적인 사랑을 다뤘다. 2009년 일본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지킬 앤 하이드’로 국내 마니아층을 확보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서정적인 선율이 기대를 모은다. 창작 뮤지컬 ‘파리의 연인’, 한국 창작 뮤지컬의 효시로 통하는 ‘살짜기 옵서예’ 리메이크 버전을 연출한 구스타보 자작이 함께한다.

◆‘시네컬’이 뜬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시네컬(시네마+뮤지컬)’은 흥행 ‘보증수표’로 꼽힌다. 평소 뮤지컬을 자주 접하지 못한 영화 팬까지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8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베일을 벗는 창작 뮤지컬 ‘벤허’는 그런 면에서 기대작이다. 1880년 출간된 루 윌리스의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이다. 유대인 귀족 벤허가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 신세가 됐다가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 대작. 전차경주, 해상전투 등이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을 끈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 등 ‘프랑켄슈타인’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11월28일부터 내년 4월29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7년 만에 돌아온 재연작으로 뮤지컬 팬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0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이다. 엘튼 존의 음악과 무대 위 다양한 춤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미국 토니상, 영국 로런스 올리비에상 등 세계 80여개 상을 받았다.

◆역사와 전설을 뮤지컬로

7~10월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쇼미디어그룹 신작 ‘나폴레옹’도 기대작이다. 1994년 캐나다, 영국 등에서 공연하다 지난해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시어터 페스티벌에서 개작해 선보였다. 황제 나폴레옹과 그를 조종하는 어둠의 그림자 탈레랑이 보여주는 질투와 배신에 관한 이야기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영국의 건국신화인 아더왕 전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2014년 스위스에서 초연했다. 창작뮤지컬 ‘마타하리’의 EMK뮤지컬컴퍼니,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극작가 아이반 멘첼이 이 뮤지컬의 국내 초연을 위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