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 3사의 신사업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포화 상태에 달한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5세대(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분야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각사 최고경영자(CEO)들도 2일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 발굴 및 시장 확대 의지를 밝혔다.

‘글로벌’(SK텔레콤), ‘지능형 네트워크’(KT), ‘IoT 1등’(LG유플러스)이 통신 3사의 올해 주요 사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키워드다. 3사 CEO 모두 새해 첫 대외 일정으로 오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를 선택하고 새해 사업 구상 다듬기에 나섰다.

◆SKT “해외 사업 제휴 확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신년사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국경과 영역이 없는 전면적인 글로벌 경쟁 시대”라며 “기존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글로벌 성장을 이뤄낼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 사업에선 과감한 투자로 해외 시장에서 통할 콘텐츠를 확보하고, T맵 T전화 등 경쟁력을 가진 개방형 플랫폼 사업의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강조했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호개방과 협력이 중요하다”며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보틱스, 퀀텀기술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 선제적이고 혁신적인 아젠다를 제시하고 글로벌 톱 기업들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어 장벽 없는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KT “유무선 사업 한계 돌파 주력”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은 “KT의 목표는 단순히 1등 통신회사가 아니라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인터넷TV(IPTV) 시장점유율 1위가 아니라 미디어 소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망 자체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작년 9월 미국 하버드대 초청 강연에서 “KT는 2014년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의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2020년에는 이보다 열 배 빠른 10기가 지능형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황 회장은 또 “3년 전 KT는 하나만 잘못돼도 미래가 없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통신 선도기업으로 변화했다”며 “이젠 혁신기술 1등 기업에 도전하자”고 말했다. 업계에선 오는 3월 말 3년 임기를 채우는 황 회장이 공격적인 아젠다를 담은 신년사와 CES 참관 등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연임 의지를 간접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LGU+ “신사업에서 1등 신화 재현”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IoT, AI, 빅데이터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 1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권 부회장은 “통신시장은 우리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신규 사업의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한발 앞서 개척해 새로운 성장의 활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이 ‘自勝者强(자승자강: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의 정신으로 무장할 것을 당부했다. 권 부회장은 “우리가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어 그 누구보다 강해진다면 경쟁사는 감히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LG유플러스에 필요한 것은 1등의 자신감이며 한계를 지워버릴 뜨거운 열정과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