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진흙이 굳어진 암석(셰일)에서 원유를 추출하는 미국 셰일 원유업계가 내년부터 생산량을 늘릴 채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원유 가격이 50달러대를 회복하면서 셰일업계의 자금 사정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정보회사 레이먼드제임스파이낸셜은 북미 셰일 원유업계가 내년 자본 투자를 30%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늘어난 투자는 매장지 탐사, 매입, 시추로 이어져 산유량 증가를 가져온다. 로이터는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RSP퍼미언 등 다수의 셰일 원유 업체들이 내년 생산량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배럴당 26.21달러까지 떨어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54.06달러로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합의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로이터는 저유가가 해소되면서 셰일업계의 자금줄에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했다. 셰일 원유업계는 6개월마다 은행으로부터 대출 담보인 매장량의 가치를 재평가받는데, 유가가 오르면 매장량 가치가 올라 대출 여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9~10월 재평가받은 34개 셰일 업체의 대출 여력은 평균 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13억달러 증가했다. 로이터는 “대출 여력 증가폭이 크지는 않지만 지난 세 번의 재평가에서 대출 여력이 40% 삭감된 것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카일 오우스 리오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몸을 사리던 셰일 원유업계에 ‘야성적 충동’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