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겨울방학, 목소리 '성형'으로 '꿀성대' 도전
본격적인 겨울방학 시즌에 접어들었다. 1개월 남짓한 방학은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기에 제격인 시기다. 긴 휴가를 받은 수험생과 대학생도 마찬가지다.

대개 자녀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부모들은 성장 문제나 시력, 치아 건강 등을 떠올리기 쉽다. 이번 방학엔 자녀의 목소리 건강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평소 성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좋은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별이나 나이에 맞게 목소리를 성형하는 사람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목소리를 관리하면 이 같은 불편을 덜 수 있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학교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에서 목소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방학을 이용해 목소리 건강을 살피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음성 질환이 있으면 음성 언어 치료에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학을 활용해 목소리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말더듬 많은 초등학생

새 학기를 전후해 육아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말더듬’이다. 아이가 말더듬 증상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는 내용의 글도 많다. 말더듬은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3세 전후에 생겨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일부 아이는 말더듬 증상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계속된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아이가 스트레스 때문에 학교에 가는 것을 꺼리거나 아예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말더듬은 말을 할 때 제대로 된 리듬을 맞추지 못해 생기는 유창성 장애다. 언어 중추조절에 이상이 있거나 잘못된 발성습관 때문에 생긴다. 어린 시절 말더듬을 그대로 방치하면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계속될 수 있다. 아이가 말더듬 증상을 보이면 가정에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을 이해하고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읽기, 노래, 놀이 등을 통해 말할 때의 유창성을 높여야 한다. 언어치료, 심리치료 등을 통해 말더듬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을 제거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중·고생은 쉰 목소리에 예민

사춘기에 들어가는 중·고교생은 자신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는 나이다. 최근에는 가수나 연예인 등을 꿈꾸는 아이들이 늘면서 목소리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 많다. 목소리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변성기 전후에 목소리가 바뀌는데 이것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다. 고음까지 잘 올라가던 목소리가 낮아지거나 변성기 전후로 쉰 목소리가 계속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변성기 전후로 목소리가 쉬거나 갈라지는 증상이 생기는데 이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된다. 청소년기에는 성대도 성장한다. 성대 점막 구조가 바뀌어 목소리가 변한다.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목이 쉬거나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무리하게 소리를 내면 성대가 손상돼 음성질환이 생길 수 있다. 쉰 목소리가 계속되면 성대에 물혹이 생기는 성대폴립, 성대 점막에 문제가 생기는 성대결절 등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시기 성대가 성장하는 것에 맞춰 제대로 된 발성법을 찾아 훈련하면 원하는 목소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수험생·대학생 목소리 성형도

좋은 목소리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성별에 맞지 않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목소리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목소리를 고치는 성형을 하기도 한다.

목소리 문제는 발성 기관인 성대 시술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지나치게 낮은 목소리를 가진 여성은 성대 길이를 줄여 해결하기도 한다. 여성스러운 목소리 때문에 고민인 남성은 보톡스 등의 시술로 개선하기도 한다. 시술만큼 중요한 것은 음성치료를 통해 잘못된 발성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수술이나 시술을 한 뒤에도 잘못된 발성습관을 유지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안 원장은 “많은 사람이 음성질환은 타고난 것으로 생각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해 방치한다”며 “이때는 음성질환이 만성화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