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러시아 충돌] 미국-러시아 '핵경쟁 망령' 부활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시에 핵무장 강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국방 문제 관련 연설을 하면서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개발을 마쳤거나 개발할 예정인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수시간 만에 트럼프 당선자는 트위터에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될 때까지 미국은 핵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WP는 “트럼프 당선자나 트럼프 팀의 인사가 푸틴의 발언을 들었거나 미리 알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과학자연합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6970기와 73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핵무기(1만5350기)의 92.7%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부진하던 양국의 핵무기 감축 노력이 더욱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나 트럼프 당선자가 모두 정확히 어떤 의미에서 핵무장 강화론을 꺼내들었는지 확실치 않다”면서도 “핵무기 축소 노력과는 반대 방향의 언급”이라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