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담도암 진단법', 세계표준 채택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담도암 병기 분류법이 세계 담도암 환자의 진단 및 치료 표준 지침으로 사용된다.

홍승모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사진) 연구팀은 암세포의 특정 침윤 깊이(5㎜ 및 12㎜)에 따라 간외 담도암의 병기를 나누는 분류법을 새로 고안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분류법은 미국암연합위원회가 제정하는 암 병기 매뉴얼의 공식 담도암 병기 분류법으로 채택됐다. 국내 연구팀이 제시한 기준이 공식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담도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보내지는 통로인 담도(담관)에 발생하는 암으로, 위치에 따라 간외 담도암과 간내 담도암으로 나뉜다. 암 병기 매뉴얼은 담도암의 병기를 결정할 때 암의 침윤 깊이(T), 림프샘의 전이(N), 다른 장기로의 전이(M)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TNM 분류법을 사용한다.

담도암은 위나 대장 등의 위장관과 같이 내부가 비어 있는 관 형태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위장관계에서 발생한 암의 T병기 분류를 그대로 따른다. 기존에는 담도벽을 이루는 점막층과 섬유근층 등 조직층의 침윤 정도가 기준으로 사용됐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담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담도의 조직학적 구조가 일반적인 위장관 구조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담도암은 암세포가 침윤하면서 주변 조직을 파괴하고 딱딱하게 해 잔존 조직 구조를 지표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밝혀냈다. 위장관계 암 분류법이 담도암의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