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별빛으로 돈 버는 일본 나가이현 온천마을
“이런 온천, 어딜 가나 있잖아. 이런 델 누가 와? 디즈니보다 뭐 하나 신나는 게 있어야지.”

2011년 일본 나가이현의 작은 온천마을 아치에 있는 여관 류구테이에 갓 취직한 모로호시는 도쿄에서 놀러온 여자친구 사토미의 핀잔에 충격을 받는다. 고향인 아치마을을 디즈니랜드보다 더 설레고 신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우연히 마을 입구 스키장 정상에서 펼쳐진 밤하늘을 보고 큰 감동을 받는다. 일본 환경성에서 공인한 ‘일본 제일의 밤하늘’이었다.

《그래, 별을 팔자》는 2005년을 정점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며 쇠락하던 온천마을이 ‘별빛 프로젝트’로 부활하는 과정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다. 모로호시는 여행사 직원 아케치, 스키장 사장 혼마 등 다섯 명과 함께 ‘별빛 마을 추진협의회’를 구성한다. 이들은 존 코터의 ‘변화관리 프로세스’를 착실히 따라간다. ‘이대로 가면 마을에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변화선도팀’을 구성하고, ‘일본 제일의 밤하늘로 디즈니를 뛰어넘는다’는 비전을 정립했다.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참여시키고,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공을 이끌어냈고, 끊임없는 개선 노력으로 변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일본 제일의 별빛 나이트 투어’ 관광객은 첫해인 2012년 6500명에서 지난해 약 5만명으로 증가했다. 지역 상권은 활기를 되찾았다.

마을 사람들의 편견과 냉대, 지나간 성공에 집착하는 유력 컨설턴트의 반대 등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는 성공 스토리가 흥미롭다. 존 코터의 이론뿐 아니라 《제로 투 원》 《린스타트업》 등 다양한 경영전략서와 최신 경영이론의 핵심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