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대리까지 희망퇴직 받는다
국민은행이 10년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희망퇴직 신청자의 연령 제한을 없애 1291명이 퇴직한 지난해보다 퇴직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는 직원과 10년 넘게 근무한 대리·계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하고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올해는 희망퇴직 대상을 크게 확대해 부·점장급과 부지점장·팀장급뿐만 아니라 2007년 이전 입행한 과·차장, 계장·대리급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점 업무 혼선 우려 때문에 일반 직원은 만 45세 이상으로 신청 자격을 제한했다.

국민은행, 대리까지 희망퇴직 받는다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거나 내년부터 새로 적용받는 직원은 퇴직금과 위로금을 합쳐 최대 27개월치, 일반 직원에게는 최대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국민은행이 올해 재직 10년차 이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한 것은 영업점 인력 수요가 줄어들고 비(非)대면 채널이 급성장하고 있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해 1300명 가까운 직원을 내보냈다.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금융+기술) 확산으로 인력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은행권의 중요한 현안이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1121명을 포함해 연간 1291명의 직원이 희망퇴직했다. 은행권을 통틀어 인력 감축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지난해 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만 45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을 없애 근속연수 10년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고 재취업 지원금 등 퇴직 조건도 나쁘지 않아서다.

국민은행은 리테일(소매금융) 사업이 강하지만, 경쟁 은행보다 영업점과 직원 수가 많아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 직원 수는 2만여명, 전국 영업점 수는 1118개로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도 긴 편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달 농협은행과 광주은행에 이어 SC제일은행도 이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전망 역시 불확실해 은행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