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1급 공무원은 ‘실장’으로 불린다. 20개 정도의 과(課)가 속해 있는 실(室)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세제실장, 무역투자실장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부처엔 직책이 ‘차관보’인 1급도 있다. 차관보는 실장과 달리 직속 조직이 없다. 명목상 ‘실행’보다는 ‘보좌’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정부조직법에도 차관보는 장관이 직접 지시하는 사항에 관해 장·차관을 직접 보좌하는 사람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각 부처에서 차관보는 참모에 실장 역할까지 겸하는 경우가 흔하다.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부총리와 1차관을 보좌하면서 경제정책국 정책조정국 미래전략국 등 ‘정책 3국’의 업무를 사실상 통솔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차관보는 1급 중에서도 선임 역할을 하는 게 보통이다. 일반 실장보다 정무직에 좀 더 가까이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정부조직법을 보면 차관보는 8개 부처에 1명씩만 둘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처 규모가 클 경우엔 차관보라는 공식직함이 없는 1급이 차관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올 들어 최상목 1차관을 대신해 ‘주요 20개국(G20) 차관회의’에 두 차례 참석하는 동시에 ‘국제금융 3국’을 통솔하며 차관보 역할을 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