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유승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대표자회의에 참석해 유승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지만 시기와 위원장 인선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탄핵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비박(비박근혜)계가 ‘인적 청산’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어 친박(친박근혜)계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11일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당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시국위 소속 일부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 집단 탈당을 건의했지만 일단 당에 남아 친박 지도부와 투쟁하기로 결론을 냈다. 또 비주류 수장 격인 시국위 대표를 이른 시일 내에 선출하기로 했다.

친박계도 맞불을 놓았다. 서청원·최경환 등 친박계 의원 50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만찬을 열고 친박계 원내외 인사가 대거 참석하는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을 결성하기로 했다. ‘혁신과 통합 연합’은 14일 국회에서 출범식을 열고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공동대표로 추대하기로 했다. 모임에 참석한 민경욱 의원은 “당의 분파행위에 앞장선 김무성, 유승민 의원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당장 이정현 대표의 사퇴 문제가 논란거리다. 당초 오는 21일 사퇴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는 탄핵 표결 직후인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을 수습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 놓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향후 비대위 구성 등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 지도체제가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대위 구성과 비대위원장 인선도 쉽지 않다. 친박·비박계 협의체인 ‘중진의원 6인 모임’은 김형오·박관용·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순형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했으나 네 사람 모두 거부했다. 당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박계에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친박계에서는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