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메리크리스마스' '12월의 기적'…시즌송의 귀환 … 음원 상위권 점령
겨울 분위기와 크리스마스의 낭만을 노래한 겨울 시즌송이 인기다. 여러 해 전 발표된 곡들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속속 다시 진입하고 있다. 새로운 시즌송도 여럿 나왔거나 나올 예정이다.

아이유(사진)가 2010년 발표한 ‘미리메리크리스마스’, 2012년 성시경 박효신 등이 부른 ‘크리스마스니까’는 지난주 가온차트에 새로 진입했다. 각각 스트리밍 횟수 106만건과 76만건을 기록하며 신곡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돌그룹 엑소가 2013년 낸 ‘12월의 기적’은 멜론 급상승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멜론 팝차트에서는 머라이어 캐리의 1994년 싱글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올아이원트)’가 7위로 훌쩍 뛰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산타 텔미’, 스트레이트 노 체이서의 ‘텍스트 미 메리 크리스마스’,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도 인기다.

각종 음원사이트의 팝차트 상위권에는 유독 시즌송이 많다. 국내 차트와 달리 ‘스밍 경쟁’(팬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속 이용해 좋아하는 가수의 차트 순위를 높이는 것)이 치열하지 않아 시즌 민감도가 더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정 시즌을 겨냥한 곡은 영업장의 배경음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른바 ‘차트 역주행’이 빠르다는 분석도 있다. 저작권법상 3000㎡ 미만의 일반음식점 등 중소형 영업장에선 저작권료 걱정 없이 크리스마스 캐럴 등을 자유롭게 틀 수 있다.

잘 만든 시즌송은 ‘연금’으로 통한다. 매년 3~4주씩 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상당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해마다 봄이면 인기를 반복하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대표적이다. 원저작자인 버스커버스커 멤버 장범준은 음원을 발표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로열티로 약 46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20년간 5000만달러(약 583억원)가량의 로열티 수익을 낸 경우도 있다. 머라이어 캐리의 ‘올아이원트’다. 머라이어 캐리는 작년에만 로열티로 약 6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요즘 음반업계에선 시즌송을 내려는 움직임이 많다.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는 13일 ‘젤리크리스마스 2016’을 발매한다. 아이돌그룹 빅스, 걸그룹 구구단, 솔로가수 서인국과 박윤하 등이 참여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일 정기 고와 유승우, 매드클라운 등이 참여한 싱글 ‘누가 그래’를,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9일 ‘원러브-윈터’를 발매했다. 아이돌그룹 엑소, 걸그룹 에이핑크도 각각 시즌송을 넣은 겨울 스페셜 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즌송은 통화 수신음이나 영상콘텐츠의 OST로 활용하는 등 부가가치 창출도 쉽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시즌송은 단순한 청각적 자극을 넘어선다”며 “감정과 향수, 특정 시기의 기억을 자극하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