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약속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기간 중국이 수출 촉진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일부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내년 1월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러나 최근의 위안화 환율 움직임과 중국 정부의 대응만 놓고 보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라고 전했다.

트럼프의 비판과 달리 중국 정부는 오히려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끊임없이 달러화 매도 개입을 단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난 11월 외환보유액은 10개월 만의 가장 큰 폭인 691억달러가 감소했다.

최근 한 달간 위안화가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에 대해선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봐도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한다고 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수년간 비판해온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페터슨연구소도 지난달부터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고평가돼 있으며 이로 인해 자본 유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