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매년 12월 초 열던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미뤄지면서 기업 내부 시상식까지 영향을 받았다. 회사 안팎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면서 상을 주고받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은 당초 9일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이날 행사는 개최되지 않았다. 삼성은 매년 12월 초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열고 10여명의 직원에게 상을 줬다.

이 상은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신경영선언을 한 이듬해인 1994년부터 주어졌다. 매년 50만여명의 직원 중 10명 안팎만 이 상을 받았다. 삼성 내부에서는 ‘최고 권위의 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원과 1직급 승진이 주어진다.

문제는 올해 연말인사 자체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점이다. 12월 초 하던 사장단 인사부터 무기한 연기됐다. 수상자를 승진시켜야 하는데 승진 인사 일정이 잡히지 않다 보니 수상 자체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계열사별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후보를 추천했고, 그룹에서도 이들의 실적 조사를 마쳤지만 최종 선정 직전 단계에서 ‘올스톱’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