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닷컴] 맛집·편의점·미슐랭…안방까지 배달해 드립니다
낮 12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 채 식지 않은 이태원 맛집 햄버거가 도착한다. 나른해지는 오후 3시쯤에는 편의점 간식과 커피가 배달된다. 저녁 7시엔 집으로 오는 미슐랭 스타 셰프(요리사)의 요리로 화려한 ‘혼밥’을 즐긴다.

음식 배달 시장이 정보기술(IT)과 만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짜장면과 치킨을 시켜 먹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이것도 배달이 될까’라며 고민하기보다 스마트폰 앱부터 켜는 게 나을 수 있다.

편리해진 일상만큼 음식 배달 시장 참여자들의 일터와 삶도 바뀌었을까. 한경닷컴은 소비자부터 배달 앱 운영사, 음식점, 배달 기사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음식배달산업을 조명한 기획기사 시리즈를 내놨다. 음식 배달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각 업계와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는 취지였다.
[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닷컴] 맛집·편의점·미슐랭…안방까지 배달해 드립니다
‘짜장, 배달을 넘다’ 제목의 시리즈는 온라인에서 주목 받았다. 총 세 개의 시리즈 기사는 지난 5일 포털 네이버의 IT·과학 뉴스홈 메인을 나란히 장식했다. 특히 배달 기사들의 생생한 현장을 담은 3편 ‘배달 기사의 하루…“유니폼 입고 사무실로 출근해요”’ 기사는 페이스북에 100회 이상 공유되며 관심을 끌었다.

온·오프라인 연계(O2O)산업을 다룬 기존 기사들이 주로 서비스를 체험한 뒤 소개한 것과 달리 이번 시리즈 기사들은 오프라인 현장의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기자가 직접 가본 게 대표적이다.

2편 ‘6평 부엌의 기적…이태원 버거 맛집의 강남 진출기’ 기사에선 여러 맛집 셰프들이 공간을 나눠 쓰는 공유 주방 ‘배민키친’을 방문했다. 음식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마련한 곳이다. 식당 홀을 운영하지 않는 공유 주방은 분점을 내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타지역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장점이 있다. 기사는 공유 주방이라는 다소 생소한 공간을 동영상을 활용해 알기 쉽게 보여줬다.

3편에선 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메쉬코리아에서 운영하는 배달기사 쉼터 ‘부릉스테이션’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배달대행 업체 운영자 정수환 씨(31)는 “기사들의 근무 환경과 수입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배달 물량이 늘어난 데다 물류 기술 발전으로 시간당 처리 건수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편의점 제품, 셰프 요리 등 이색 품목도 배달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배달 대행 서비스 ‘부탁해’의 지난달 편의점 주문량은 작년 같은 달보다 20배나 증가했다. 1만원대 가격으로 유명 셰프 요리를 배달해 주는 ‘셰플리’는 최근 3개월간 월평균 매출 성장률이 60%에 달한다. ‘부탁해’를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음식 배달뿐 아니라 생수, 라면, 휴지 등 생필품을 주문하는 편의점 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