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도 12일 탈퇴서 제출…일부 시중은행도 "검토 중"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탈퇴하라는 압박을 받아온 국책금융기관들이 잇달아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이 다음 주중 전경련에서 탈퇴할 예정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전경련 탈퇴와 관련한 질의를 받고 "검토가 다 종료됐기 때문에 다음 주 월요일(12일)에 탈퇴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대신해 회의에 출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도 다음 주에 전경련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국책금융기관인 기술보증기금도 오는 12일에 탈퇴서를 전경련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도 조만간 탈퇴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등에 대한 지원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경련에서 탈퇴하라는 압력에 "연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경련은 청와대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두 재단에 주요 재벌그룹들이 수백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서 모금을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최근 해체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를 선언하고 SK, LG 등 재계 주요 그룹들도 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탈퇴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도 탈퇴 행렬에 동참하면서 금융권에서도 줄줄이 탈퇴하는 기관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국책금융기관 중 하나인 수출입은행 이덕훈 행장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거듭된 압박에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산은·기은처럼 당장 탈퇴를 공식화하지 않고, 내년 회비 납부시기인 4∼5월까지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공식적으로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