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 (12월 8일)

■ 우상호 원내대표

이제 D-1다. 대통령 탄핵이 눈앞에 다가왔다. 국민들은 국회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긴장하며 주시하고 있다.

원내대표단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직을 걸고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오늘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이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작성해서 지도부에 제출할 것을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역사의 큰 분기점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이다.

현재 가결 정족수를 조금 넘긴 것으로 판단이 된다. 이 국면에서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다. 새누리당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다수이다. 이들이야말로 기존정치에 때 묻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런데 너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분들이 대통령의 탄핵을 더욱 강하게 이야기하고, 새누리당의 혁신을 이야기해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보도에 따르면 이분들이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눈치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새누리당의 미래를 열어갈 초재선 의원들께서 국민만 보고 앞으로 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어제 국정조사 청문회에 최순실은 출석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남은 국정조사 기간 내내 최순실이 출석할 때까지 부르겠다. 국정조사 기간은 최장 90일이다. 90일 동안 버티는지 보겠다. 국회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어제 김기춘씨의 철옹성처럼 버티던 거짓말이 드러났다. 박영선 의원의 질의에 “최순실의 이름은 들어봤다”로 수정했다.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였다. 다른 내용은 잘 기억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최순실만 기억을 못하는가? 이런 거짓말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특검에서 명명백백하게 진상을 밝혀서 반드시 국정농단에 관련된 모든 자들이 처벌받게 되기를 바란다.

오늘 제 명의로 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현재 법에는 국회에 불출석할 경우에 벌금형만 내리게 되어 있다. 벌금형 없는 징역형으로 바꾸어서 실효성을 높이겠다. 이렇게 중차대한 청문회에 임의로 불출석하고, 거짓말하는 상황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 신속하게 이 법이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

남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세월호 7시간, 청와대의 언론장악 등 남은 이슈에 대해서 빠짐없이 논의하겠다. 1~2차 청문회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못했던 주제들, 정경유착, 국정농단에 대해서도 후속 청문회를 열어서 진상을 계속 밝혀나가겠다.

세월호 7시간에 관한 문제를 소추안에 넣은 것을 수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말씀드리겠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서 세월호 7시간에 관한 내용을 빼지 않겠다. 적어도 비박계 의원들이 40여명 가까운 명단을 줘서 공동발의에 찬성한다면 ‘앞부분에 있는 세월호 내용을 뒷부분으로 옮길 수 있다’는 수준의 수정 협상이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비박계 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검토할 이유가 없어졌다. 이 문제는 이 시간부로 수정협상도 없고, 앞으로 수정할 용의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

이제 하루 남은 운명의 시간에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반드시 국민의 여망을 실천하도록 하겠다.

■ 윤호중 정책위의장

내일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의결하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으로부터 탄핵받았다. 이제 국회가 국민의 뜻을 존중할 것인가, 져버릴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른바 ‘친박’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께 한 말씀 드리겠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은 딱 둘밖에 없다. 대통령과 국회이다. 이미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받아서 실제로 그 기능을 상실했다. 만약 국회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내일 탄핵을 가결시키지 않는다면, 국회마저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받을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가 모두 권위를 상실하고 권력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대의민주주의 질서는 그 순간 사실상 붕괴되고 헌정중단 사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의원들께서 이와 같은 결과를 낳는 것에 절대 동의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저는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보수세력의 애국심에 신뢰를 갖고 있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보수 세력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내일 친박 의원들께서 국회의 권위를 세우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는 결정을 내려주시길 기대한다.

촛불시위가 촛불혁명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주 230만에 이르는 시민들께서 한목소리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공동체를 구하는 행동에 나서주셨다. 이 행동은 국회의 탄핵 의결을 통해서 반드시 반영돼야 할 것이다.

숭고한 촛불시민의 참여정신이 20세기적인 보수냐, 진보냐의 논리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촛불시위에 참여하신 시민들의 위대한 정신은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지키려는 숭고한 희생이자 실천이었다. 촛불시민의 명예혁명은 이데올로기로 색칠되지 않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확대하는 21세기 새 시대의 시민권리장전이 돼야한다.

촛불시민의 숭고한 정신을 담아서 앞으로 어떠한 정치권력이나 시장권력으로부터도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시민자유법’, 시민들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대의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시민의회법’, 최순실 사태와 같은 신 정경유착을 방지하고 시민사회가 감시할 수 있는 ‘시민공익위원회법’ 같은 ‘시민3법’을 추진해야한다.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증인으로 채택된 분들이 연이어 불출석하고 있다. 1차 기관보고에서 김수남 검찰총장이 불출석했고, 2차 기관보고에서는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류국형 경호실 경호본부장이 불출석했다. 어제는 최순실씨를 비롯해서 안종범, 우병우, 정호성, 안봉근, 이재만, 김장자, 유진룡, 최순득, 홍기택씨가 불출석했다. 장시호씨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의 증인은 동행명령에도 불응했다.

도를 넘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에 대해 국회는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증인이 동행명령에도 불구하고 불출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불출석 증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국회 증언 및 감정법 개정을 추진해야한다.

이미 홍영표 의원이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3년 이하의 징역,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저희는 여기에 더해서 국회의 직접재판 관할권을 가지는 처벌조항을 신설하는 것을 추진하겠다.

■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지난 이틀 동안 국정조사 청문회를 보는 많은 국민들은 한마디로 답답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셨다. 지난 화요일에 진행된 재벌 청문회는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28년이었다. 재벌총수들이 물려준 것은 기업만이 아니라 정경유착도 포함돼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28년 전 일해재단 자금 모금에 앞장섰던 전경련도 또다시 같은 이유로 청문회에 등장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청문회 세습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재벌과 최순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다. 권력을 좇는 재벌의 오래된 고질병이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전이되었다. 재벌이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변화를 거부한다면, 제2의 최순실은 언제든지 또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다.

재벌의 청문회 3대 세습을 막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정경유착을 끊겠다는 굳은 의지는커녕 면피성 발언에만 급급했던 현 재벌총수들의 답변태도는 청문회마저 세습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 시작은 암세포에 불과한 전경련의 해체이다. 돈과 권력이 맞물려 발생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만큼은 재벌이 더 이상 청문회에 서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도 정경유착을 뿌리 뽑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

어제 진행된 최순실 청문회에는 최순실은 빠지고 최순실의 남자들만이 나와서 발언을 했다. 최소한 대한민국의 권력은 ‘1위 최순실, 2위 정윤회, 3위 박근혜’ 또는 최소한 ‘최순실과 박근혜의 공동 정부’였다는 것을 국민 앞에 밝혔다. 이런 국정농단에 대해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시종 모르쇠로, 본인이 무능한 비서실장임을 코스프레를 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경악스럽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 원내대표께서도 말씀하셨지만 국정조사기간은 90일이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다. 어제 참석하지 않았던 문고리 3인방을 비롯한 안종범 수석과 최순실 일가가 출석하는 그날까지 청문회는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경고 드린다.

아울러 부족한 청문회에 대해서 3차, 4차, 5차로 이어지는 청문회에서는 더욱 분발하겠다. 국민들에게 시원한, 진실에 가까운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시민들께서 한 달 이상 촛불을 밝히셨다. 제가 생각하는 촛불의 의미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어둠을 밝히는 빛이고, 또 하나는 희생이다. 프란체스코 교황께서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라. 어둠 속에 빛이 있다”고 했다. 우리 국민들은 잘못된 정권, 잘못된 정치의 어둠 속에서 스스로 빛을 밝혀서 그 어둠을 밀어냈다.

그 빛은 외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몸을 태우는 촛불처럼 시민들께서 자기희생을 통해 빛을 밝히셨다. 이제 정치권이 시민들의 어둠을 밝히려는 노력과 자기희생을 받아들여야 될 때이다.

내일 탄핵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촛불현장에서 있었던 국민들의 노력과 희생을 정치권이 외면한 것이다. 대의민주주의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의민주주의 체제를 고려한다면 300명의 국회의원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판단해야한다.

역사의 큰 물줄기가 흘러갈 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그 흐름에 따라서 흘러가거나, 그 흐름에 저항하다가 휩쓸려 내려가거나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어떤 흐름을 선택할지는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역사의 흐름, 시민들의 노력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역사의 진보에 동참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일은 시민이 승리하는 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다시 새롭게 탄생하는 날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