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 "기업인들 국회 불러 모욕주는 나라가 어딨나"
○…포럼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부터 송년회장은 일찌감치 도착한 참석자들로 북적였다.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포럼을 공동주최한 현대경제연구원의 강인수 원장은 인사말에서 “어느덧 17년째 진행된 한경밀레니엄포럼은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오피니언 리더 모임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하는 포럼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강단에 올라 지난 6일의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를 언급하며 국회의원 행태를 질타했다. 권 원장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국가 수출을 이끌고 천문학적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라며 “국회의원 100명보다 더 나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불러모아 손을 들게 하고 모욕을 주는 나라가 대체 어디 있나. 참으로 암담하다”고 했다. 권 원장은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진 가운데 권력은 국회에 가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자기 입신에만 골몰해있다”며 “대통령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라도 빨리 인준하지 않으면 경제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외환보유액을 많이 쌓아놓은 게 자랑이라고 하지만 외국인 주식자금 5500억달러, 채권자금 1000억달러, 대외 채무 4000억달러 등을 합치면 1조달러로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며 “정신 바짝 차려도 살 수 있을지 모르는 마당에 정치가 저 모양이니 답답하다.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라도 국회의원들한테 항의전화를 해달라”고 말했다.

○…송년회 말미에 현정은 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현 회장은 “그간 죽기 살기로 현대상선을 구조조정했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도 변화가 있길 기대했다. 현 회장은 “미국 트럼프가 대권을 잡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북한은 오히려 좋아한다고 들었다”며 “공화당은 겉으론 강경한 척 하지만 비공식 라인으로 북한의 요구 사항을 들어준다고 해 대북 정책 기류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