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차기 한국 대통령선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을 꼽았다.

스테파니 스투더 이코노미스트 서울지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비효율적인 국회에 발목을 잡혔고, 절친한 친구가 불법적인 영향을 행사했다는 혐의와 싸우면서 엄청난 분노를 부채질하는 등 재직 기간에 감명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당인 새누리당의 (재집권) 가능성은 진보진영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분열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스투더 지국장은 “새누리당은 유엔 사무총장을 준비시켜 선거로 이끌어가려고 절박하게 노력할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반 총장이 그 직책을 맡은 사람들 가운데 가장 둔하다고 봤지만 한국에서는 유리한 점이 많다”고 진단했다. 정당 파벌주의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맡아 진보주의자들의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서 핵심 부동층이자 지역 기반 투표 성향이 높은 충북 출신인 것도 이점으로 꼽았다. 스투더 지국장은 “반 총장이 유엔에서 보낸 시간은 많은 사람에게 중재자, 문제해결사로 인식된다”며 “핵을 보유한 북한이 점점 더 다루기 힘들어져 반 총장의 이력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짚었다.

반 총장의 약점으로는 국내 실업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스투더 지국장은 “절망한 젊은이들을 끌어당기기 위해 72세의 반 총장은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는 20대와 ‘386세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