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11년 만에 파업에 들어간다.

대한항공 노사는 7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임금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이날 협상에서 노조 측은 임금 인상 요구 수준을 기존 37%에서 8%포인트 낮춰 29%로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1.9% 인상안을 유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협상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필수유지업무 비율을 유지하며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1차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200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파업 때문에 운항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005년 파업 시 항공편 1000여편이 결항됐고 2600억원이 넘는 직·간접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2006년부터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을 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을 정상 운항해야 한다.

파업 전 추가 협상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사노조 측은 “사측이 인상안을 조정해 협상을 추진한다면 언제든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노조와 대화하며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끝내 파업한다고 해도 탑승객 불편이 없도록 대응책을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