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아는 사람 손 드세요” >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서 5명의 증인이 “최순실을 만나본 적 있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손을 들었다. 앞줄에서 손을 든 사람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왼쪽부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앞줄 가운데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최순실 아는 사람 손 드세요” >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서 5명의 증인이 “최순실을 만나본 적 있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 손을 들었다. 앞줄에서 손을 든 사람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왼쪽부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앞줄 가운데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최순실의 남자’ 차은택 씨(47)와 고영태 씨(40)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에 출석했다. 지금은 최씨와 등진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최씨의 ‘인성’과 ‘돈’ 문제까지 거침없이 거론했다.

차씨는 “2014년 최씨 요청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김종덕 씨)을 추천했는데 관철됐다”고 밝혔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도 추천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차씨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은신하는 동안 “최씨로부터 두 사람의 관계를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 관계로 만난 사이로 은폐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차씨는 “최씨와 대통령이 굉장히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이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2014년 말 최씨와 고씨 사이에 돈 문제로 싸움이 생겨 양쪽에서 내게 연락이 왔다”며 “최씨가 고씨의 집에 찾아가 물건과 돈을 가져왔고, 서로 본인의 돈이라고 주장하며 싸웠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고씨는 최씨와 다툰 이유에 대해 “최씨가 제게 딸 정유라의 강아지를 맡아달라고 했는데 운동(골프)하느라 강아지를 집에 두고 나간 사이에 집에 와서 화를 냈다”고 말했다.

고씨는 “대통령이 입을 옷을 만들어 최씨나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다”며 자신이 만든 가방은 30~40개, 옷은 100벌 가까이가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고씨가 제작한 ‘빌로밀로’ 핸드백을 박근혜 대통령이 든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옷도 만들었다는 증언은 처음이다. 고씨는 “옷이 최소 3000만원, 가방 1500만원 등 4500만원에 해당하는 옷과 가방이 대통령에게 간 것이냐”(황영철 새누리당 의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 금액은 도매가 수준이며, 돈은 모두 최씨가 본인 지갑에서 꺼내 계산했다고 고씨는 설명했다.

고씨는 최순실을 존경하고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며 “2년 전부터 모욕적인 말을 하고,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행위를 많이 했으며 같은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권력서열 1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씨는 “여러 기사들이나 2014년 터진 정윤회 문건 등을 취합해 봤을 때 그렇게 느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에 개입한 점을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최씨가 문화콘텐츠에 대한 생각을 써 달라고 해서 줬는데 나중에 대통령 연설에 몇 문장이 나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