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아들 부시)와 로널드 레이건 등 역대 공화당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요직을 맡았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이 5일(현지시간) 북한 정권교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 '제1차 한미전략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나는 오랫동안 '우리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과 그들의 태도 변화를 원하는 것이다. 북한 지도부를 협박하려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해 왔는데 더 이상 그런 견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의 (핵무장) 길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유일한 길은 정권교체"라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어 "이떻게 이 문제를 다룰지에 대한 논의에 매우 관심이 있다"면서 "북한 문제를 다뤄 본 개인적 경험으로 볼 때 두 가지가 그들에게 충격을 줬는데 하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이고, 다른 하나는 마카오 은행에 대한 북한의 금융줄 차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이 언급한 마카오 은행은 미국이 2005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예치된 북한 정권의 자금을 묶었던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인권 문제 제기와 금융망 봉쇄가 북한 정권이 가장 아파하는 사례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안보 노선에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다.

그는 1999년 3월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 미 정부의 북미 기본합의가 불완전하며 엄격한 상호주의와 '힘의 우위'에 바탕을 둔 협상과 봉쇄의 2단계 대북정책을 제시하는 '아미티지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