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한국의 경영대상] 여성복·교복·골프웨어 휩쓴 '패션 강자', 내년 홈리빙 진출…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패션그룹형지(회장 최병오)는 한국 남녀노소에게 옷 입는 행복을 전하는 국가 대표 패션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패션 리더로서의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20개 브랜드에 걸쳐 전국 21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복, 남성복, 학생복, 아웃도어, 골프웨어, 제화, 잡화 등에 이르는 패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2016 한국의 경영대상] 여성복·교복·골프웨어 휩쓴 '패션 강자', 내년 홈리빙 진출…글로벌 브랜드로 도약
이 회사는 2011년까지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를 선보이며 3050세대 여성복 강자로서 입지를 굳건히 했다. 특히 1996년 론칭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3050 여성복 시장에서 중가격대 틈새시장을 공략해 어덜트캐주얼이란 블루오션을 열었다. 2012년 남성복 전문기업 형지I&C를 계열사로 편입했고, 2013년 학생복 ‘엘리트’, 고급 여성복 ‘캐리스노트’, 쇼핑몰 ‘바우하우스’를 인수했다.

2014년에는 이탈리아 여성복 ‘스테파넬’의 국내 상표권을 사들였다. 2015년엔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을 출시하며 골프웨어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어 제화명가로 불리는 55년 전통의 에스콰이아를 인수하면서 종합패션기업으로 거듭났다.

패션그룹형지는 또 신성장동력으로 유통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2013년 서울 장안동에 바우하우스를 인수해 개점했고, 내년 초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지상 17층, 지하 8층 규모의 종합쇼핑몰 ‘아트몰링’을 열 계획이다. 도시인의 감성놀이 공간이란 콘셉트로 패션, 리빙, 푸드, 문화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2015년 비전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형지’에 도전하며 미래 100년 기업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난 9월엔 프랑스 명품 브랜드 까스텔바쟉을 사들였다. 앞으로 형지의 대표적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현재 골프웨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제화잡화 브랜드 ‘쟝 샤를 드 까스텔바쟉’을 새로 론칭했다. 내년에는 ‘까스텔바쟉 홈’을 출범시켜 홈리빙사업에 도전한다. 생생한 색감과 예술적 디자인으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뒤 중국, 유럽 등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2015년 인수한 스위스 브랜드 ‘와일드로즈’는 중국 현지 기업을 통한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올 4월 중국 ‘롱웨이 테크놀로지’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중국의 와일드로즈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교복 브랜드 엘리트는 올해 중국 바오시냐오그룹과의 합작회사를 중국 상하이에 설립했다. 이를 계기로 6조원 규모의 중국 교복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지난 50년 동안 축적해온 교복 디자인의 노하우와 중국 B2B(기업 간 거래) 강자인 바오시냐오의 현지 영업 및 생산시설을 활용해 잠재력이 큰 중국 교복시장에서 성공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최병오 회장은 10대 후반에 생업에 뛰어들어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4월 한국경제신문과 함께하는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성공의 비결을 꿈에서 찾았다. 그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작은 일에서 혁신과 끈기를 꼽았다. 최 회장은 “60년 전 미국 시카고에서 맥도날드는 주문 뒤 2분 만에 햄버거가 나오는 식당으로 유명했는데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맞춰 햄버거 패티를 미리 구워놓고 채소를 썰어둔 게 비결이었다”며 “혁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끈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나는 젊을 때 권투를 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서 죽을 지경이 돼도 코치의 ‘조금만 참아’ 하는 외침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고 말했다. 이어 “그 뒤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조금만 참으라는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