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는 국내에서 발이 묶여 있다. 출점 규제와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확장이 쉽지 않다.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입지는 더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찾은 길이 해외 진출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앞다퉈 시작했던 중국 사업은 ‘밑 빠진 독’이 돼 오히려 큰 짐이 되고 있다.

지난 1일자로 이마트 단독 대표이사가 된 이갑수 사장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에 처한 마트 해외사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중국 사업을 줄이고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에서 사업을 새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점포 설립부터 제품 소싱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한 중국과 달리 프랜차이즈 등 다른 형태로 해외사업을 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갑수 "해외사업, 인도차이나서 승부"
◆상품 수출 중심으로 해외 진출

이 사장은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를 우선 공략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작년 말 베트남 호찌민에 1호점인 고밥점을 냈고 2호점도 곧 계약할 것”이라며 “베트남을 동남아사업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은 아니겠지만 시간을 두고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에 진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 나라 진출 방식은 베트남과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 등에는 단독 점포를 내지 않고 이마트 자체상표(PB) 상품 같은 한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매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몽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7월 몽골 알타이그룹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울란바토르에 이마트 몽골 1호점을 열었다. 점포 개설과 인력 고용은 알타이그룹이 담당하고, 이마트는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이 사장은 “내년 몽골에 두 개 점포를 추가로 내도록 알타이그룹과 협의 중”이라며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에도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할 수 있는지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첫 2000만달러 수출

2013년 홍콩을 시작으로 수출에 나선 이마트는 올해 수출국을 10개국으로 늘렸다. 첫해 33만달러였던 수출액은 올해 2700만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이날 53회 무역의 날 행사에서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2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이 사장은 “당초 2000만달러 수출을 올해 계획으로 잡았는데 목표를 30%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동남아와 몽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해 수출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사업은 줄이기로 했다. 그는 “부동산을 직접 사서 단기간 내 점포를 확장하는 방식으로는 해외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중국에서 배웠다”며 “중국 사업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달 중국 첫 점포인 상하이 취양점 문을 닫는다. 2014년 14개였던 이마트 중국 매장은 7개로 줄어든다.

국내에선 전문점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각종 규제 때문에 이마트 단독 매장을 늘리기엔 한계가 있다”며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와 가전 전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 같은 전문점을 중심으로 출점을 늘리고, 이마트 매장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