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더블 세탁기’를 내년 출시한다. 더블 세탁기는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합친 것으로 LG전자 ‘트윈워시’가 대표적이다.

삼성 관계자는 4일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제품 이름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지난해 7월 내놓은 트윈워시는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 대당 200만원 이상 고가지만 출시 초기 100대이던 하루 판매량이 올 들어 700대까지 늘었다. 미국에서도 상반기 드럼세탁기 판매 1위를 기록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새 제품을 내놓으면 LG전자가 독주하던 더블 세탁기 시장은 2파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다른 설계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트윈워시는 통돌이 세탁기 위에 드럼 세탁기가 있다. 두 세탁기를 분리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더블 세탁기는 통돌이 세탁기를 드럼 세탁기 위에 올렸으며 일체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경쟁의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품이 사용하는 데 더 편할 것으로 보인다. 통돌이 세탁기가 더 높은 곳에 있어 허리를 많이 숙이지 않아도 돼서다. 일체형인 만큼 출고가도 트윈워시보다 조금 저렴할 전망이다. 반면 범용성은 분리형인 LG전자 제품이 더 높다. 이미 드럼세탁기가 있는 소비자도 하단에 들어가는 통돌이 세탁기만 구매하면 더블 세탁기로 활용할 수 있다. 통돌이 세탁기의 좌우 회전 진동을 지면에 분산해 안정성도 더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까지 더블 세탁기 제품을 내놓으면서 세계 세탁기 시장의 표준이 한국 업체를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 회사는 판매량에서는 미국 시장의 절반(드럼 세탁기 기준)을 점유하는 등 시장을 이끌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