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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는 퇴진과 탄핵 사이…'대선 주도권' 겨눈 양보없는 힘겨루기

입력 2016-12-02 18:40:18 | 수정 2016-12-03 06:55:02 | 지면정보 2016-12-03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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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적 셈법 '제각각'

4월 퇴진 추진하는 여당
정국 혼란 줄여주고 당 단합…보수 결집 시간도 벌 수 있어
대선 국면서 더 유리 판단

탄핵 밀어붙이는 야당
대통령 '징벌적 효과' 거두고 정국 주도권 쥐고 대선 준비
"촛불민심 역풍 맞을라" 강행
여야가 박근혜 대통령의 ‘4월 퇴진’과 탄핵 강행으로 맞서고 있다. 내년 4월에 퇴진하든, 탄핵 절차를 밟든 대선 시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 4월 퇴진 땐 6월에, 탄핵 땐 헌법재판소 심리 기간에 따라 대선은 4~6월 정도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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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셈법은 다르다. ‘질서 있는 퇴진’은 탄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국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게 여당의 주장이다. 야당은 퇴진 시점에 대한 여당과의 협상을 거부하면서 ‘탄핵 강행’을 선택한 이유로 ‘촛불민심’을 꼽았다.

새누리당이 탄핵을 피하고 ‘4월 퇴진-6월 대선’을 추진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탄핵을 하면 두 달 뒤 치르는 대선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친박(친박근혜)계 한 의원은 2일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 곧바로 대선국면에 들어가는데,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4월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면 보수세력을 결집할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임기 단축을 언급한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곧바로 탄핵에 합세하면 지지층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이 비박(비박근혜)계를 ‘4월 퇴진’ 쪽으로 돌아서게 한 요인이다. 비박계가 탄핵에 동의한다면 새누리당은 분당 외길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큰 부담이다. 으르렁대던 친박과 비박이 일단 뭉친 배경이다.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이 존속해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연대를 모색해 대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오는 9일 탄핵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징벌적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야당 지도부는 4월 퇴진 협상에 응하는 것은 촛불민심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9일 탄핵안 표결 시 새누리당 비박계 태도가 이전과 달라져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야당이 강행하는 이유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4월 퇴진은 대통령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질서 있는 퇴진 협상에 들어갈 경우 여당에 끌려다니며 대통령 퇴진 시간만 늦춰줄 뿐이라는 게 야당 지도부의 인식이다. 자칫 촛불민심이 야당을 향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헌법재판소 심리 기간에 야당은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총리 추천을 주도하며 실질적인 여당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탄핵안의 국회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데다 설령 통과되더라도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하기 힘든다는 점은 야당으로선 부담이다.

질서 있는 퇴진을 하게 되면 여야가 퇴진 시점을 합의하는 순간부터 대선 일정에 돌입, 대선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반면 탄핵 땐 헌재 결정 때까지 대선 준비는 제대로 할 수 없다. 이후 헌재의 탄핵 심판부터 60일 내에 입후보 선언, 등록, 당 경선 과정을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증과 공약 점검이 힘들어진다. 그만큼 유권자들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질서 있는 퇴진을 하면 정치권이 추천하는 총리 주도로 거국내각이 구성되는 반면 국회가 탄핵 가결 땐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탄핵안 가결 땐 대통령의 모든 권한이 중지되는 반면 질서 있는 퇴진 땐 사퇴 전까지 대통령의 국정 운영 개입을 막을 장치는 없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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