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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찬반토론] 법인세, 주요국은 내리는 데 한국은 올려야 하나

입력 2016-12-02 16:36:25 | 수정 2016-12-02 16:36:25 | 지면정보 2016-12-05 S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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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늘어나는 복지재원 마련위해 기업에서 세금 더 걷어야”
○ 반대 “기업의 투자 의욕만 꺾어 세수 확충에도 도움 안돼”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공약 중 기업들이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 법인세 인하였다. 35%인 법인세 최고세율(각종 감면조치 이전에 제일 높게 매길 수 있게 법에 정해진 세율)을 15%로 낮춘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다운’화끈한 공약이라는 평가 속에 세계가 주목했다. 법인세를 낮추는 곳은 미국만이 아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결정과 함께 정권을 이어받은 영국의 메이 총리도 법인세 인하를 발표했다. 전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감세 정책을 그대로 승계한 것이었다. 일본도 2014년 35.6%였던 최고세율을 32.1%로 인하한 데 이어 앞으로 20%대로 낮출 계획이다. 중국도 첨단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낮췄고 이탈리아도 내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18개 나라가 법인세율을 낮췄다. 올린 곳이 6개국 있기는 하다. 워낙 세율이 낮거나 재정위기를 겪은 나라다. 세계적인법인세 인하 경쟁의 와중에 한국 국회에는 법인세 인상법안이 올라가 있다. 과연 법인세를 올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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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7명이 낸 법인세 인상안이 올라가 있다. 기존의 법인세율은 최고 22%다. 기업의 이익, 정확히는 세금의 과표기준을 보면 2억원 이하는 10%, 200억원 이하는 20%, 200억원 초과는 22%로 나뉘어진다. 이것을 200억원 또는 500억원 초과에 대 25%의 최고세율을 부과하자는 것인데, 부자증세의 주장에서 비롯됐다.

법인세 인상은 기본적으로 늘어나는 복지수요 등 재정확대에 부응하는 세수확대 차원에서 나왔다. 온갖 복지정책이 계속 작동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부예산이 필요한데 결국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에 더 부담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또 하나의 근거는 월급생활자들이 주로 내는 소득세의 증가를 보정한다는 차원이다.

흔히 ‘유리알 지갑’이라는 근로소득 세수가 2013년 20조원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201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근로소득 세수가 이렇게 단기간에 많이 늘어난 것은 외형적으로 명목임금 상승, 과세인원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세금, 특히 법인세에 비해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이 문제인 만큼 법인세 인상이 그 해법이라는 논리다.일부 야당 의원은 월급쟁이의 소득세를 걷어 법인세 구멍을 메우는 꼴이니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율 25%로 인상안은 2009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일 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소득세에서도 5억원 초과 소득자에 대해서는 현행 38%인 최고세율을 41%로 올리자는 법안도 함께 나와 있다.

두 법안 모두 야당의 공조 분위기 속에 부자증세 차원에서 진행돼왔다. 기본적으로 대기업에 세금을 더 내게 해 사회적 책임을 높이자는 것이다. 검증은 안됐지만, 법인세 증세가 소득재분배 효과르르 가져올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추진되고있다.

○ 반대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는 주장은 무엇보다도 지금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인세 인하 경쟁의 큰 흐름에서 한국만 따로 거꾸로 갈 것이냐는 지적과 함께 나온다. 경제부흥을 내건 트럼프 정부, 감세를 통한 소비진작과 성장률 높이기를 추구하는 아베노믹스, 정권이 바뀌어도 감세정책은 그대로 이어가는 영국의 메이 정권, 오랜 재정위기국에서 벗어나려 전력투구하는 이탈리아의 감세 정책이 보이지 않느냐는 것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법인세를 올리는 곳은 세율이 지나치게 낮거나 재정위기를 겪는 특수한 사정의 나라들뿐이다.법인세 인상을 해봤자 세금은 일시적으로 늘어날 뿐, 결국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게 된다는 주장도 반대론의 근거가 된다. 세금이 올라가는 한국으로 외국 기업이 과연 신규 투자를 할 것이냐는 경고다. 우리 기업의 해외 이전이나 해외에서 국내로 U턴하려는 기업이 줄어들면 고용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는 등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악영향만 미칠 것이라는 비판도 반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세금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논리다. 단지 세율을 몇% 올리느냐 마느냐 차원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경제를 보는 철학이나 근본 관점의 차이도 크다. 야당의 법인세 증세론자들은 대주주에 배당될 몫이나 기업에 유보자금을 국가가 더 가져가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법인세 인상이 기업의 인건비용 줄이기나 물건값 인상을 야기한다는 측면은 무시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정부도 법인세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정부 의견에 동조하면서 대체로 증세에 반대해왔으나 정치적 상황 때문에 당론으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 생각하기

" 세금은 폭넓게 거두고 세율은 낮추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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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의 곡선’이라는 세금 관련 이론이 있다. 세율을 올려도 일정 정도만 세수가 늘어날 뿐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세수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세금 징수는 거위의 깃털을 거위도 모르게 뽑는 것이라는 비유도 있다. 황금알이 욕심나 거위 배를 가르고 말았다는 우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더구나 세계가 법인세 인하 경쟁을 하는 판이다. 한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경우 투자나 고용은 물론 기업의 소득이 세율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하기 때문에 세금을 함부로 손대서는 곤란하다. 법인세가 최근 들어 잘 걷혔다지만 축소경영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주장도 있어 법인세수의 호조세가 지속된다는 보장도 없다. 월급 생활자의 절반가량이 실질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현실도 감안돼야 한다. 많든 적든 누구라도 세금은 내는 것이 맞다. 지금이야말로 ‘넓은 세원, 낮은 세율’로 투자를 유도해내고 그럼으로써 일자리도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 맞다. 법인세 더 걷겠다고 나서 더 많은 것을 잃을 부작용이 우려된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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