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인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물피도주) 혐의로 강씨를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강씨는 이날 오전 2시48분께 검정색 BMW 750 차량을 몰고 숙소인 삼성동 G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과 유사한 도로시설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충돌로 강씨의 차량이 크게 파손되고 다른 운전자의 차량에도 파편이 튀어 흠집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강씨는 사고 직후 그대로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강씨와 동승했던 지인 유모씨(29)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운전자는 유씨가 아니라 강씨였다. 이후 경찰은 강씨를 불러 이날 오전 5시30분께부터 1시간30분 가량 조사했다. 강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치인 0.084%였다. 경찰은 범인 도피를 도운 혐의로 유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음주 운전 혐의를 시인했고 인근 지인 집에서 술을 마신 뒤 숙소로 향하다 사고를 냈다고 말했다”며 “추가 소환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지난해 KBO리그 야수출신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다. 올해 103경기에서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내야수로 처음 20홈런 고지를 밟는 등 활약을 했다. 지난 10월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마지혜/배정철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