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승진자 58명…11년 만에 최대
LG그룹 인사에서 임원 승진자 수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승진자는 58명이다. 작년 승진자 38명보다 20명이나 많다. 2005년(60명) 이후 가장 많은 임원 승진자다. (주)LG와 LG상사도 작년보다 승진자가 늘었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임원 승진을 줄일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뒤엎었다.

LG전자 승진자 58명…11년 만에 최대
그렇다고 LG가 ‘승진 파티’만 벌인 것은 아니다. LG 관계자는 “임원 승진자 수가 늘었음에도 전체 임원 수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별’을 단 임원 수에 못지않은 많은 임원이 이번에 회사를 떠났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임원 증감폭은 내년 5월 중순 각 계열사가 내놓는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파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번 LG 인사의 키워드를 신상필벌로 정의하기도 한다. 올해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LG 관계자는 “사업 성과가 탁월한 인재를 과감하게 승진시켰지만 기대에 못 미친 경우엔 문책이 있었다”고 전했다.

LG는 과거에도 위기를 앞두고 과감한 인사 물갈이를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대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새 피’를 수혈했다.

실적 부진에도 기회를 준 사례도 있다. 일찌감치 교체설이 돈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모바일 담당)이 대표적이다.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G5 흥행 실패로 올해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년 이상 걸리는 스마트폰 개발 주기 등을 고려할 때 G5와 직전 모델인 G4의 판매 부진을 2015년 취임한 조 본부장 탓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며 “그룹 경영진에서 ‘한 번 더 믿어보자’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