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합병(M&A)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달 말 계약을 마치려 했으나 검찰이 최근 면세점 사업 추가 허가와 관련해 SK와 롯데를 압수수색하는 등 시기가 좋지 않다고 판단,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계약을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SK네트웍스가 3000억원 안팎에서 최종 인수가격을 논의하는 등 협상 타결 직전 단계까지 왔지만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해 다소 늦춰지고 있다. 양사의 사정을 잘 아는 핵심관계자는 “두 회사의 M&A 성사 여부는 수입 브랜드가 현대백화점과 계약을 계속 이어가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최근 2~3개월 동안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등 SK네트웍스의 해외 브랜드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며 “늦어도 연내에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연 매출 3000억원을 내는 핵심 브랜드 타미힐피거가 한국에 직진출을 고려한다는 말이 돌면서 양사의 협상에 제동이 걸렸다. 클럽모나코가 한국 판권 계약을 다른 회사와 맺을 것이란 소문이 나기도 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오랫동안 총괄해온 조준행 SK네트웍스 전무가 수입 브랜드를 두 달여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SK네트웍스를 인수한 뒤 설립할 패션 자회사에서 조 전무가 중요한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