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이 한반도에 들어와 정착하기까지의 120년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섬유도시’ 대구에서 열린다. 양복이 일상화된 정장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국립민속박물관과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2일부터 내년 3월12일까지 대구 봉무동 DTC섬유박물관에서 공동 기획전 ‘100년의 테일러, 그리고 대구’를 연다. 대한제국의 ‘대례복(大禮服)’, 일제강점기 ‘연미복’, 1950년대부터 생산된 ‘골덴텍스’ 등 한국 섬유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 150여점을 전시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된다. 1부의 주제는 ‘양복의 도입’이다. 양복 도입의 계기가 된 1895년의 ‘육군복장규칙’과 1900년 ‘문관복장규칙’을 비롯해 대한제국 대례복을 착용한 조선 말기의 문신 김가진(1846~1922)의 사진, 대한제국 법령집인 ‘법규우편’ 등을 볼 수 있다.

2부의 주인공은 양복 제작 기술자다. 100년 전에 개업한 국내 최고(最古) 양복점인 서울 종로양복점의 외관이 재현돼 있다. 양복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도록 시대별로 옷을 진열한다. 3부는 대구 지역 양복 역사를 살펴보는 자리다. 양복 기술자가 사용했던 재봉틀, 재단 가위, 주문약정서와 양복상품권 등을 인터뷰와 함께 전시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