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2570> 보고받는 박지원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 도중 당직자로부터 팔짱을 낀 채 보고를 받고 있다. 2016.12.1    kane@yna.co.kr/2016-12-01 11:19:44/<저작권자 ⓒ 1980-201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국민의당에 제안했으나 국민의당이 이를 거절했다. 이에 따라 탄핵안의 ‘2일 처리’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새누리당 비박계 입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2일 본회의 처리는 현실성이 없는 만큼 설득 과정을 거쳐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 대표가 오늘 탄핵안을 제출하자고 했지만 제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일 촛불집회에서 야3당 합동 보고대회를 갖자는 제안도 거부했다”며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촛불에 의거해 활용하려 하는 것은 정치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발의 거부에 대해 “가결이 어느 정도 담보가 돼야 탄핵안을 발의할 수 있다”며 “부결될 것을 빤히 알면서 발의하면 결국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한테 면죄부 주고 국민만 혼란스럽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탄핵발의에 우리가 ‘동참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오늘 발의’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탄핵이 목적이지 발의가 목적이 아니다”면서 “민주당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집요하게 내려고 하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오늘 발의하지 않는 것은 가결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이라며 “9일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탄핵소추서를 쓰면서도 헌법재판소의 ‘인용’에 목표를 둬야지 분노에 목표를 두고 작성하면 오히려 헌재에서 혼돈이 온다”며 “탄핵 발의도 가결에 목표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야 3당 합의를 깨고 이날 오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난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도대체 민주당과 추미애 대표가 왜 이렇게 나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민심 불안을 조성해 우리 당이 집권해야겠다는 생각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위원장은 “김무성 대표가 오늘 저녁 만나자고 했지만 저는 전날 야 3당 대표 회동에서 ‘탄핵 때 까지는 만나지 말자’고 합의했기에 안 갔다”며 “그런데 추 대표는 오늘 아침에 김무성을 만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추 대표가 저에게 전화해 ‘만나서 임기 단축에 대한 얘기는 안 했다. 박 위원장도 많이 만났지 않느냐’고 했다”며 “그러면 3당 대표들에게 최소한 예의를 지켜 전화로 사전 양해를 구할 수 있지 않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이 대변인도 “필요할 때는 야 3당 공조고, 때로는 돌출행동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모르겠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 문제를 두고 국민의당이 탄핵에 동참하지 않는 것처럼 공세하는 것은 매우 불쾌하다”며 “덤티기 씌우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야 3당 공조에 매우 도움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