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한진해운 물량' 외국 선사가 가져갔다
해운동맹 2M, 1년새 3.5%P↑
현대상선은 0.2%P 상승 그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파로 한진해운이 영업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외 화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선박이 많은 외국 대형 선사로 화물을 옮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통계에서 바로 나타난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지난해 10월 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항로 점유율은 7.78%였으나 지난 10월에는 1.10%로 급락했다. 북미에서 아시아로 오는 항로 점유율도 8.0%에서 0.01%로 줄었다.
한진해운 사태로 세계 1,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의 해운동맹인 2M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렸다. 2M의 아시아→북미 항로 점유율(17.50%)은 1년 전보다 3.5%포인트 올랐고, 북미→아시아 항로 점유율(24.16%)은 같은 기간 7.8%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일본 대만 선사들도 반사이익을 누렸다. 중국 코스코(11.09%), 대만 에버그린(11.35%), 일본 K-라인(6.32%), 싱가포르 APL(6.27%) 등도 아시아→북미 항로의 점유율을 높였다. 북미→아시아 항로에서는 중국 코스코(9.98%), 대만 양밍(7.99%), 일본 K-라인(8.10%), 프랑스 CMA CGM(9.48%)이 높은 점유율 상승을 기록했다.
코스코, K-라인, 양밍, 에버그린은 한진해운과 함께 CKYHE 해운동맹을 이뤄 선복을 공유하던 선사다.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랐다. 현대상선의 아시아→북미 항로 점유율은 5.20%에서 5.22%로, 북미→아시아 항로는 6.54%에서 6.56%로 각각 0.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국 선사 전반에 대한 화주들의 인식이 나빠져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것으로 항만업계는 분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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