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對北)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은 30일 전체 회의를 열어 △북한산 석탄 및 철광석 수출 제한 △금융거래 제한 △북한 인권 규탄 △대량살상무기(WMD) 제재 등을 골자로 하는 안보리 결의 제2321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난 9월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83일 만이다.

이번 결의는 3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제2270호에서 발견된 여러 가지 빈틈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북한산 석탄 수출량 제한이 대표적이다. 북한산 석탄 수출은 이전에도 금지됐으나 ‘민생목적 예외조항’을 빌미로 중국과 활발한 석탄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결의에 따라 북한은 내년부터 석탄 수출이 4억87만18달러어치 또는 750만t으로 제한된다. 2015년 수출액의 38% 수준이다. 북한은 매년 10억달러어치 이상의 석탄을 수출해왔다. 물량의 90% 이상이 중국으로 갔다. 중국도 제재에 동의했다.

결의 2270호가 금, 철광석, 바나듐광,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 결의에는 은, 구리, 아연, 니켈이 금수품목에 추가됐다. 이 조치만으로도 북한의 피해는 1억달러에 달한다.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건당 수백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던 대형조형물 수출도 전면 금지됐고, 북한 해외공관의 영리사업도 제한된다. 박춘일 주이집트 대사, 김성철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직원 등 11명이 제재 대상에 올랐고, 조선대성총무역회사 등 10개 기관의 자산도 동결됐다.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 문제와 주민 인권 문제도 결의에 포함됐다. 결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할 자금을 얻을 목적으로 주민들이 제3국에서 일하도록 내보내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회원국들이 이 관행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북한이 복지 대신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을 추구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로 북한은 당장 최소 1조원의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나 북·중 무역 통계가 투명하게 관리돼야 제재 효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도 북한이 한 해 두 번이나 핵실험을 하고 탄도미사일을 쏘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끄는 나라로서 위상에 걸맞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