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기업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다음달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이 예정된 시점에서다. 발표 시점과 구조 개편 후 뒤따르는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왜 지금 발표했나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 인수 후 3년 넘게 이어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것이 이유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 계열사는 삼성전자, 금융 계열사는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정리됐다. 이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관계만 조정하면 된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자사주 의결권 등의 제한이 현실화되면 지금까지 공들여온 지배구조 개편 과정 전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선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다음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전략실 등 컨트롤타워는

그룹을 총괄하는 미래전략실의 위치는 지배구조 개편 이전에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의 소속은 삼성전자이면서도 삼성 계열사 전반의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미래전략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의 불투명한 경영 구조로 비판해온 대표적인 사례다. 개편 과정에서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 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계열사로 잠시 옮겨갔다 지주회사 출범 후 공식 조직으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다. ‘최순실 사태’ 등의 수습 과정에서 내년 초쯤 공식적으론 해체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재용 회장’은 언제

삼성 내부에선 “이재용 부회장은 언제 회장이 되느냐”는 질문 자체를 금기(禁忌)시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존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미룰 수 없다. 새롭게 출범한 삼성 지주사의 수장을 맡을 공식 직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이나 가을까지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한 뒤 연말쯤 ‘삼성 회장’직에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1998년 이건희 회장이 내려놓은 뒤 공식적으론 20년 가까이 사라진 직함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