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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기부 계획도 못잡는 기업들

입력 2016-11-29 18:24:35 | 수정 2016-11-30 00:12:31 | 지면정보 2016-11-30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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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 김영란법, 최순실 사태까지 악재 겹쳐

사랑의 온도탑 켜졌지만…
모금액의 70% 기업이 내, 최순실 여파에 위축 우려

성금·연탄 후원도 줄어
권익위 "복지시설 성금 등은 김영란법에 저촉 안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업과 개인들이 내는 기부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여파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가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표적 법정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기부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은 29일 기준 3.7도를 기록했다. 이 온도탑은 성금 목표액을 1%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걷힌 모금액은 132억원으로, 성금 목표액(3588억원)의 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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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성금이 목표에 못 미친 때는 온도탑이 94.2도에 그친 2010년이 유일하다. 당시엔 성금을 유용한 모금회 내부 비리가 적발되면서 여론이 악화돼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모금 캠페인이 내년 1월31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모금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모금회는 내부적으로 기업 기부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캠페인 모금액의 70% 이상이 기업이 내는 돈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개인 기부다. 지난해엔 삼성그룹이 500억원, 현대자동차그룹이 250억원, LG그룹이 120억원을 냈다. 대부분 기업은 캠페인 기간 초반인 11월 말 기부금을 전달한다.

올해는 대부분의 대기업 기부 약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나금융그룹이 28일 50억원을 기부한 것을 빼면 대기업의 기부는 없다. 삼성을 비롯한 상당수 대기업이 ‘최순실 게이트’ 수사선상에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냈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총수들이 국정조사에까지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부 계획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9월28일 시행된 김영란법이 ‘기부 한파’를 불러온 또 다른 이유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란법 시행 후 개인, 기업 할 것 없이 ‘혹시나 법에 저촉될까’ 하는 마음에 기부를 꺼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영란법 시행 후 사랑의 온도탑 캠페인뿐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에 전해지는 성금 전달과 연탄 후원도 급감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기 위해 전국 31곳에 설립된 연탄은행에 기부된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되는 성금 및 연탄 등은 김영란법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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