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직원들이 29일 인천 부평2공장에서 말리부를 조립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한국GM 직원들이 29일 인천 부평2공장에서 말리부를 조립하고 있다. 한국GM 제공
한국GM의 중형 세단 말리부는 지난 5월 신모델을 본격 판매한 이후 10월까지 6개월간 2만5443대가 팔렸다. 이전 모델을 판매한 지난해 5~10월(9011대)과 비교해 2.8배나 늘어났다.

말리부를 생산하는 한국GM 인천 부평2공장 분위기도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졌다. 29일 찾은 부평2공장은 라인마다 조립을 기다리는 미완성 차량이 가득 늘어서 있었다. 작업자들의 눈빛에는 생기가 넘쳤다.

한국GM은 유럽 수출 중단 등으로 최근 수년간 ‘철수설’까지 나올 정도로 고전했다. 2011년 81만여대에 달한 생산량이 지난해에는 61만여대로 줄었다. 부평2공장도 신형 말리부 출시 전까지 1년여간은 1주일에 2~3일밖에 가동할 수 없을 정도로 일감이 적었다.

말리부가 나온 이후 주 5일 가동은 물론 하루 1~2시간의 잔업과 주말 특근까지 부활했다. 토요일은 매주 특근이 잡혀 있고 일요일에도 한 달에 2~3회 공장을 돌린다. 생산직 직원들이 받는 월급은 잔업·특근이 없던 시기에 비해 20% 이상 뛰었다.

부평2공장은 작업자의 전동 드라이버 등 모든 장비에 센서를 달아 부품이 적절한 강도로 조립됐는지 실시간 점검하는 ‘온라인 체결 데이터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여러 트림(세부 모델) 차량을 혼류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품 오류를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조립을 마치면 트랙에서 시속 110㎞로 달리며 1000여개의 전장 부품을 테스트해 완성도를 높인다. 박규종 한국GM 생산기술연구소 상무는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로 만든 한국GM의 금형(金型)을 세계 각지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에서 쓰고 있다”며 “품질은 세계 GM 공장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부평2공장은 지난 8월 중동 지역에 수출을 시작하면서 더욱 바빠졌다. 10월까지 석 달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세 배 늘어난 3000여대를 선적했다.

한국GM은 이날 부평 기술연구소에서 말리부 공개 충돌 테스트를 했다. 시속 65㎞로 달리는 말리부 차량 정면 왼쪽(운전석 쪽) 40%를 충돌벽에 부딪히는 실험이었다. 고속 충돌로 차량 전면부는 산산조각 났지만 운전석을 포함한 차량 내부 공간인 ‘세이프티 케이지’는 제 형태를 유지했고 전면·측면 에어백도 정상 작동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